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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아는가

4월을 아는가 글 : 박동수 우리는 언제 4월을 알았던가 소리쳐 목이 매이던 4월 문득 돌아보니 4월은 아직 거기서 목이 매인 채 있네 가슴속을 채운 고운 젊음에 자유를 만끽하는 맑은 꿈을 안고 먹구름 낀 하늘이 원망스러워 요동쳐야 했던 그 4월 사랑의 고운꿈 꾸며 괴로워했던 4월은 텅빈 가슴처럼 허전하게 서러워 아지랭이 따라 흐르다 보니 아 ! 목련이 먼저 격정에 들뜬 가슴으로 하얀 꽃되어 빙긋이 웃다가 서러운 이별처럼 뚝뚝 4월 사랑하는 사람이여 사랑하는 사람이여 목련꽃처럼 목을 꺽으며 떨어져간 4월을 우리는 알았던가 4월19일 - music -

하얀 목련 앞에서

하얀 목련 앞에서 글 : 박동수 밤새 내리던 봄비에 씻어낸 건가 아침 햇살 속에 하얀 자태로 보이시네. 하얀 용설란이 피어 흰빛 부셔도 고와도 곱단 말 감추시고 싫어도 싫단 말 감추시던 아버지 흰 수의 입고 가시더니 아직 한풍 서슬 퍼런 이른 봄날 흰빛 꿈으로 오심은 이제 용설란 흰빛도 고운 줄 아셨을까 흰 목련 빛으로 깨우시네. 20071101 제2시집"사랑은 그렇게 오나보다"에서 - 음악 -

기본 2018.04.06

배꽃

배 꽃 글 : 박동수 허허한 봄 밤 창가에 비치는 하얀 꽃빛이 누구일까 헤이는 동안 쓸쓸한 웃음 띄우며 다가오는 너의 모습 또 내가 꿈을 꾸는가 보다 달빛보다 더 밝다고 나무 밑에 앉아 배꽃 향기에 취해 밤을 세우던 넌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잎이 날리고 있네 애틋하게 부르짓던 너의 사랑의 긴 사연은 배꽃 잎에 묻어 날리고 있는데 너는 이 봄 밤을 어느 나무밑에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가 그리운 친구여! - 음악 - ================================ -- 시작 노트 -- 나의 어린 시절 일제강압 시대였다. 가난과 함께 배고픔이 끼니를 때우는 시간보다 더 많았던 시절이다. 그 당시 우리지역에는 일본인의 과수원이 하나 있었고 유일하게 권부자라는 조선사람의 과수원이 배 ..

기본 2018.03.24

신 새벽

신 새벽 글 : 박동수 온종일 타다 남은 태양의 불씨가 노을이 되어 새 아침을 위해 어둠 속으로 잠적하고 멍에에 지친 망아지처럼 축 늘어진 인생 까만 공간으로 빨려가 죽음 같은 고요를 먹는 나른한 밤 안개 빛으로 메말라 버린 감을 수 없는 눈망울 날줄 씨줄 짜깁기해도 없어지지 않은 삶의 가파른 상처 희멀건 상념의 마취에 취한 채 도마 위로 구르며 아우성치는 연어 알 같은 영혼 어둠을 깨고 꾸역꾸역 시장거리로 바퀴벌레의 집념으로 피멍드는 날개를 비비며 앙칼진 소리를 탈출시킨다. 바싹 마른 눈꺼풀이 열리지 않은 초여름 날 북어 태 같은 살갑게 마른 바람을 질겅질겅 씹어 뜯으며 한 모금씩 또 한 모금 어둠을 뱉어내며 풍뎅이처럼 푸드덕거려야 하는 신 새벽 20150318 - 음악 -

기본 2018.03.19

메꽃의 사랑

메꽃의 사랑 글 : 박동수 메꽃이 분홍으로 피던 여름 수줍은 누이는 메꽃뿌리로 가난의 끼니를 때우면서 어지러운 하늘 건너 편의 부질없는 사랑을 그리워 해 본다 그 누이 떠나가던 날 새벽 희미한 안개 속의 슬픈 이별이 영원히 오지 않는 덧 없는 사랑이었던가 가슴 아린 아픔이 메꽃뿌리로 채우는 가난의 뱃속처럼 허전함이여 20080709 제3시집"굴레"에서 - 음악 - ===================== 메꽃의 꽃말은 "덧 없는 사랑" "충성"이다. 내가 어릴 적 살던 곳에서는 메꽃을 "모메"라고 불렀다. 지방 사투리다. 일본의 침략으로 지배당하여 고통을 당하던 그 시절 우리 민족에게는 배 고픈 보리고개가 있던 시절이다. 정말 그 어려움이 이맘때면 어김없이 닥아 오는 그 시절은 배고픔은 누구나 익숙한 생활..

손수레와 노인

손수레와 노인 글 : 박동수 바람이 굴러 온다. 폐 종이 상자에 갇혀버린 노인과 그의 인생이 수레에 실려 바람과 함께 굴러 온다 낡아 꾸부러진 고철허리 그에게도 봄이 주던 사랑이 있었고 불꽃같은 마음으로 그대 위해 풍선처럼 봄 하늘을 날았지 어느덧 살처럼 꽂혀버린 그 옛 사랑은 털어낼 수 없는 덫이 되었고 종이 상자에 묻혀 도시의 골목 바람에 굴러가야 하는 낡은 생 20070205 제2시집"사랑은 그렇게 오나보다"에 - 음악 -

기본 2018.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