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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대

갈 대 시인 : 신경림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였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무엇에 시달리고 무엇에 그렇게 바쁜지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온지 조차 생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내가 스스로 몸을 떨고 울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고 산다. 시인의 말대로 산다는게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가끔은 내 하는 일을 팽개치고 아무도 없는 강 모래에서 갈대가 되어 울고 싶을 때가 있으리라. *음악 : Oh my love my darling

입춘과 정월보름

입춘과 보름날 글 : 박동수 어제는 입춘이고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다. 세월이 하수 상하게 돌아가느라우리의 정겨운 날들이 오는 것과 지나가는 것도 잊고 사는 듯하다. 아무리 시린 삭풍이 불고 눈발이 휘몰아쳐도 입춘이 옷깃을 여미며 우리 곁에 오는 날이면 개울 얼음 밑으로 흐르는 냇물소리가 정겨워 지고 눈 속의 설중매는 물소리에 잠을 깨어 매화의 꽃 봉우리에 입김을 불어 하얀 한 송이의 매화를 피운다. 입춘! 옛적에는 아이들이 정갈한 물을 떠다가 먹을 갈고 깨끗한 붓을 골라 갖은 정..

기본 2004.02.05

고 목

古 木 글 : 박동수 뿌리 깊게 내려 오랫동안 서 있음은 당신이 오심을 기다리는 믿음을 이루기 위함 입니다. 고목이 되어도 푸른 잎사귀 피워냄은 당신에게 값없이 받은 사랑 다시 피워 냄 입니다. 값없는 마른 잎 바람에 날려 보내는 것은 그대 오심에 새 잎새로 새로워지기 위함 입니다. 줄기 앙상한 겨울날 흰 눈 가슴에 안음은 당신이 오시는 날 온 누리에 따뜻함을 나누기 위함 입니다. 봄날 새싹을 돋게 함은 사랑을 무성하게 키워 결실의 가을 날에 믿음의 씨앗 떠나 보내기 위함 입니다. 높이 치솟으며 하늘 뻗게 키 키우는 것은 당신이 내게 오심이 내게 큰 소망이 있음을 보이기 위함 입니다. 2000204

성벽과 울타리

성벽(城壁)과 울타리 성벽의 문화라면 당연히 서구 문화를 먼저 생각한다. 서구의 유명한 성벽들이 아직도 유물로 남아있는 것들을 실지나 사진들을 보면 그 튼튼하고 난공불락의 요새 같음을 우린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역사의 시작부터 성을 쌓고 성을 중심으로 번창해 나갔든 것 같다. 견고하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한 권위의 상징처럼 지어서 상대로 하여금 위압을 느끼게 했고 성으로 인해 주위의 모든 성실한 약 소자를 지배하고 그들의 착취자가 되어갔다. 성이란 물론 전쟁이나 적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해서 축건 하기도 하였지만 서구의 성은 두 개의 의미를 다 충족하는 문화의 상징이 되어갔던 것 같다. 그 하나는 적군에 대한 방어의 수단이고 다른 하나는 교만과 오만 그리고 부의 권위로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는 나만을 위..

기본 2004.01.31

인 생 4

인 생 4 글 : 박동수 살아 간다는 것이 인생 곧 삶의 무대에서 배우의 짓을 해야 언제고 무대의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아무리 연기가 훌륭하다 해도 그건 정해진 시간이 흐르면 자연 무대 밑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말은 무대 위에서 히히 득 거리다가 내려오는 시시한 배우 그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성서에 무드셀라는 969살을 살았어도 낳고 나고 죽었다는 인생 시시 득 거리는 인생일 뿐 오늘에 나서 내일 죽어도 인생이고 삶이다. 바로 바쁘게 서두르고 (hurry) 바로 수많은 걱정으로 (worry) 바로 땅속에 묻히는것 (bury). 시간은 쉬 가고 인생의 황혼은 살같이 오는 것. 하루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들꽃 그러나 꽃 한 송이를 피우고 가는 의미가 있지만 자칫 우리..

고 백

고백 글 : 박동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천한 영혼을 생명의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사 내게 아름다운 안식처 되게 하며 귀한 사랑을 알게 하심을 알기 때문 입니다. 슬플 때 기쁠 때 나를 안위케 하시고 내가 위태로움에 가까이 할 때 부드러운 손길을 가까이 있게 하사 내가 그 손을 붙들 수 있게 하심 입니다. 사악함에 붙들릴 즈음엔 언제나 당신은 내 손 끝에 부드럽고 따스한 가슴을 느끼게 하시고 옆구리 창흔(獊痕)에서 위대한 사랑을 느끼게 하사 내게 참회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하심 입니다. 나 주와 한 몸 되게 하사 자나깨나 말씀의 양식으로 자라게 하시고 당신이 흘리신 핏속 신비롭고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하며 그 사랑으로 빈 마음 채울 수 있게 하심 입니다. 내가 선한 노예같이 당신의 맑은 눈동자 속에..

고 향(故鄕)

내가 태어난 고향 옛집(개량 되어진 현재 고향(故鄕) 글 : 박동수 오늘이 섣달 스무 여드레 날 우리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 삼 일이 남은 날이다. 고향을 잊은 사람도 고향이 있어도 갈수 없는 사람들도 마음 한구석에 허전하게 그리움이 깃드는 날들이다. 요즘은 교통지옥으로 고향 가는 길도 수월찮은 고역의 행사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고통의 여행길이어도 그 길을 가는 우리민족의 대 이동이 행해 지곤 한다. 영어론 고향을 home town 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외국에 있을 때 그들의 말 하는 것으로 고향을 born이란 용어를 쓰는 것을 많이 들은 기억이 난다. 아마 그건 태어났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표현 한다고 생각을 했을 뿐 별로 이상 하 다고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오늘 이것저것 아쉬운 마음의 그리움..

숲 글 : 박동수 개울이 흐르고 개울 따라 긴 숲 발자국 소리도 멈춰버린 적막의 늪 가끔은 하얀 얼룩의 백양목과 다람쥐 청설모에게 던져줄 솔방울이 달린 잣나무가 띄엄띄엄 선 숲길 긴 세월 삶의 찌든 땟국 같은 마음의 오진(汚塵) 흐르는 개울에 씻어내면 뿜어내는 아침안개가 하늘 솟은 잣나무를 오르고 바람에 흔들린 녹색의 파도가 영혼을 흔드는 춤사위 숲을 휘감으며 들리는 개울물 소리 변주된 천상(天上)의 소리 개울의 물방울을 안개에 실어 잎 새에 뿌리고 돌아가면 나무 틈새로 비집고 드는 햇살에 숲은 영롱한 오색보석을 뿌린다 욕망을 위해 부산했든 마음의 병은 숲에서 녹아내리고 파란 음률따라 흐르면 내 마음속엔 녹색의 피가 뛰논다. 20170824

기본 200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