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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산 홍

영산홍 글 : 박동수 산 고개 넘어 떠나 간 그대여! 두견이 우는 소리 듣는가 울음 끝에 쏟아낸 열정 영산 홍 붉어지고 토혈에 지친 두견새 사랑이 무언지 알고 있으리 떠남이 아픈 자국 없앨 듯 했지만 밤새 우는 저 새 영산 홍 가슴 불 태우며 해어짐이 잊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 때문에 더 아픈 사랑인 것을 알기 때문 이리라 활활 타는 가슴 불꽃 되어 온 몸 태우며 뜨거운 사랑 쏟아내는 어느 순간 꽃잎이 핏물 되어 떨어지는 영산 홍 오늘도 슬픈 두견새처럼 사랑을 위해 붉은 객혈을 꿈꾸고 있음이여! 20040419

배 꽃 (梨 花) 1

배 꽃 1 글 : 박동수 배꽃이 피던 봄 수줍타던 어린 시절 봄빛에 힘내어 피던 배꽃엔 얼마나 많은 열매가 열릴까 꿈을 꾸며 즐거워했었지 배꽃을 감상하던 푸른 시절 하얀 꽃잎에 마음을 두근거리며 꿈속에 숨겨진 얼굴이 그리움으로 서러워했었지 배꽃을 어루만지는 세월 하얀 꽃잎 속으로 저물어가는 생의 슬픈 이별 앞에서 못 다한 사랑들이 아쉬워지네 생의 노을이 짙어지는 어느 봄 날 20200315

기본 2004.04.18

우울한 나들이

우울한 나들이 별로 좋은일이 아니라서 그냥 여행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병 문안이였읍니다. 밤 2시에 차를 몰고 부산까지 가는 심정은 그리 편안 한것이 못되더이다. 목회를 은퇴 한분이 치매로 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아니 어쩌면 버렸을지도모릅니다. 이세상의 기억하기도 싫은것을 다 버리고 백치같은 하얀 머릿 속으로 하나님께 가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현재를 기억못하니 아는 것은 과거일 뿐이었습니다. 하는 이야기는 옛날 천진난만 하든 어린시절 놀든 기억뿐이니 그 때의 일을 혼자서 주고 받는일 그것이 전부여서 별로 기억을 못하시는 이의 문안은 슬프고 마음이 아픈 나들이였읍니다. 며칠동안 들려주신 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오가는 도중에 마음 아픈것을 감추며 찍어본 사진을 올립니다.감사 합니다. 모든이에게 축..

창가에서

창가에서 글 : 김용궁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은 당신의 작은 창에 오늘은 꽃다발 한 줌만 놓아 두고 가렵니다. 할 예기 너무 많아 무엇을 토해야 할지 모르거늘 오늘은 당신의 창가에서 소리 없는 세레나데를 부르렵니다 하늘만큼 높다란 울타리에 기대어 창 안의 당신을 훔쳐보는 것도 도둑질이라면 도둑질인 것을 오늘은 아무 말 않고 돌아 가렵니다 유난히도 밝은 오늘밤 기쁨은 그대 몫으로 두고 꽃을 담던 배낭에만 어둠을 담아 소리 없이 돌아 가렵니다 MUSIC : 플롯 협주곡 제1번 G장조 K.313

기본 2004.04.12

혼돈의 날들

혼돈의 날들 글 : 박동수 내가 만일 한 가슴 미여 짐을 막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병든 생명 하나를 고칠 수 있다거나 한 사람의 고통을 진정 시킬 수 있거나 할딱거리는 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E.디킨슨.......... ================= 혼돈의 시대 모든 것은 숫자적 개념에 의하여 믿어지는 그리고 판단하는 시대에 사는 것 같다. 돈의 액수, 그리고 권력의 숫자적 높낮이, 주고받는 사람의 사랑도 어떤 외형적 수에 의하여 판단에서 평가되는 세대. 예수의 부활도 옆구리의 상흔을 만져 보고 믿는 현실주의의 도마 같은 사람들이 사는 세대 즉 언어(문학)의 상실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

기본 2004.04.07

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글 : 박동수 4월은 말을 하지 않는다. 검붉은 피를 흘리며 자유를 부르며 꽃들을 피우려던 영들이 광화문 네 거리서 불꽃 되여 사라짐을! 라일락 꽃 향기처럼 싱싱한 향기를 뿜든 젊은 영들이 분노의 탑을 쌓아 올리다가 사라진 4월의 꽃들이 누구냐고 묻지 말고 그 깃발로 그늘 벗어난 이 거리의 자유를 만끽하기만 하자 죽음이 아니면 자유를 요구하든 곳에 이제는 한가한 깃발이 펄럭이고 타락의 나락들이 우글거리는 광장 슬프다 말하지 말며 동요처럼 노는 아이에게 여기에 그들의 영들이 싸늘한 아스팔트 밑에 사라비아 꽃보다 짙은 피를 토하며 누워 있다고 말하자. 4월이 오면 눈물보다 더 짙은 절규의 함성들이 시멘트 바닥 밑에서 들려 온다고 말하지 말고 바람 속에 떠도는 영들의 함성이 무엇이라고도 말하지 말..

기본 2004.04.01

잊혀진 그림

잊혀진 그림 글 : 박동수 끝없이 깊은 심해이지만 소용돌이치는 날 바다는 파도로 변하고 하얀 물보라에 섞여 피어 오를 때 그리움과 미움이 고요함과 함께 있음을 알았다 그리움의 아픔으로 채워진 바다는 짙은 푸른색에 가려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미움이 동침하는 날 사랑의 뜨거움은 바다의 고요를 깨우고 포효케 만들었다 되새김질 되어오든 잊은 얼굴 가슴에 새겨질 때 찢겨지는 살 틈으로 새빨간 태양빛이 태어나 수면위에 비치는 날 그려 내는 것은 잊혀진 그림 20040327

기본 2004.03.27

섬 - 그리움

섬 글 : 박동수 어느날 떠나고 싶었다 사랑하고 싶은 것도 노래하고 싶은 것도 자유 하고 싶었다. 허리를 잘라 섬이 되어 가슴 넓은 바다 위에 떠 자유를 얻으려 했다 물새들은 바다의 가슴을 쪼아가며 얻어 온 자유로 내가슴에 둥지를 틀고 사랑을 하였다 해는 바다에서 일어나 종일 바다위에서 놀다 뭍으로 가버리고 어두운 밤 별만 반짝이는 싸늘한 바다 모퉁이서 뭍으로 향해 발을 묻은 채 서있다. 그리움 끌어 안아 울고 싶은 뜨는 해야 물어 보고싶은 말 지금 뭍에 선 봄 꽃이 피었더냐 그리고 사랑도 하더냐고.

기본 200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