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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의 소리

3월의 소리 영어로 3월을 March 라고 한다.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군신(軍神) Mars에서 생긴 말이라 한다. 그래서 3월은 평화스럽다 던가 조용히 앉아 감상에 젖어 생각하는 달이 아니고 시끄러운 달이라 할 수 있다. 허기사 조용해질 수 없는 달임엔 분명하다. 긴긴 계절. 탄 색의 계절 탄 색의 폭군으로 부터 억눌리고 감금되어 있어야 하는 굴종의 인내가 한계의 끝에 서있는 계절. 겨울의 폭군에 의하여 감금되어 있든 모든 빛깔들 꽁꽁 얼어 부치든 추위에 잡혀있든 소리들 동면으로 감시되어 오든 움직일 수 없든 율동들. 3월을 기하여 밀려오는 굴종의 터울을 벗어 던지고 녹아 내리는 강물과 동면에서 풀리는 모든 생물들의 포효하는 소리가 있는 계절. 그래서 3월은 조용할 수 없는 March소리가 울리고 오색..

기본 2004.02.28

대(竹)

대(竹) 글 : 박동수 어디론가 가고픈 곳 있으리라 높이 뻗어 오르며 바람소리 귀 기우리디 세상 서러움과 그리움 빈 가슴속에 채우고 격동의 폭풍도 숲 속으로 끌어 잠재우지만 적막이 별들을 높게하는 슬픔일 때 죽저(竹芩)에 붙인 시린 사랑 노래로 속을 비우고 울음 비우는 너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질긴 생명을 끌어안고 하늘을 향해 푸르고 싶은 욕망 생명 다하는 날 빈 가슴 속 가득 채운 것 들을 소리로 울려 하늘 별들과 함께 유성으로 주르륵 흐르며 말하고 싶다 사랑은 아픈 그리움이라고 20190802

기본 2004.02.27

이른 봄이거늘 !

목련이 피기에는 아직 이른가보다(2.23일 찍음) 이른 봄이거늘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 본다면 글쎄 아무 일도 없는 게 정답 일거다. 바람 차갑지만 마음은 훈훈한 것 같아 조금은 얇은 옷을 두르고 어디로 가는 차인지 알 필요 없이 그저 차를 타고 한 바퀴 돌고 왔다. 그 새에 봄이 지나갈까 허둥대며. 눈이 녹기 전부터 핀 매화 아침에 아파트 건물 사이로 맑게 비추인 햇볕이 아무래도 우수가 지나간 어제를 기억하는지 겨울 빛을 숨기고 초봄의 기운을 담아 온 듯 하더니 뺨으로 스치는 바람이 시리지만 가슴엔 훈훈한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봄을 기다리는 줄 아나 보다. 봄이 어디로 오든지 춘 삼월이면 할미꽃부터 시작해서 매화랑 모두 피어나는 것이 이치인데 부산하게 봄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사..

기본 2004.02.26

자 화 상

자화상(自畵像) 글 : 박동수옹기 골 흙 가마 아궁이 열린 곳 열기 뜨겁다.돌아가는 물레 판 위 흙덩이하늘 어지럽다.옹기 빗는 칼날 끝에 튕기어 나온 모난 작은 돌 길가로 버려진다.밟히고 쓸리어길 섶에 밀려진 채세월 흐르는 날 하늘은 언제나슬프도록 곱게 푸르다. 20040222세월이 흘러 간 길목에 서서 돌이켜 볼 수 있는 스스로가 얼마나 존재의 의미에서 멀어진 것인가 새삼스럽게 생각 해 봅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빛나는 자기(磁器)의 영화를 누릴 헛된 꿈으로 살아 가노라 했지만 돌이켜보면 걸리 적거리는 한 조각의 모난 돌일 수밖에 없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세상은 저 멀리 가버리고 내가 깨달아 볼 수..

기본 2004.02.22

보 리 밭

보 리 밭 글 : 박동수 수락산 중허리에서 희미한 안개가 피어 오르는 것이 어느 듯 깊은 겨울은 어디론가 제가 있을 곳을 찾아갈 채비를 끝내고 틈새로 봄기운이 다가온 징조 인듯하다. 희미한 안개위로 비치는 태양의 색갈이 연 초록의 봄 색깔로 물들어 가고 겨우내 몸살 앓든 보리엔 연두 햇살이 파릇한 웃음을 웃는듯하다. 한낮에 떠돌고 싶은 아지랑이는 한가한 햇빛에 아양을 떠는 하루다. 언젠가 스물 스물 자란 보리는 대궁을 만들고 곧 봄의 전령으로 우리 곁에 오랜 추억들을 싣고 하나하나 싹의 결실을 보여 줄 것이다. 보리밭. 외국이든 한국이든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주는 것은 같은 것 같다. "반 고호"는 말년에 태양 밑에 물결치는 보리밭을 그린 명작을 남겼고 그 또한 넓은 보리밭 한가운데서 한발의 권총으로..

기본 2004.02.17

시 인

시 인 (詩 人) 글 : 박동수 샘이 솟는 우물이라도 물은 고이지 않네 솟아낸 물은 넘쳐 물길을 내고 물길 따라 소리 없는 물줄기 되어 강으로 바다로 흐르네 혼으로 이어지는 줄기 소낙비처럼 하늘을 잇고 태양빛 끌어내려 꽃 빛 향기 누리에 날릴 수 있으랴. 소나무 옹이에 눈물이 흐른다. 소리치는 솔가지의 울음은 그저 바람 소리일 뿐 가슴으로 우는 옹이는 진을 짜낸다. 대지를 향해 치는 몸부림은 땅을 가르고 가슴 찢고 짜낸 끈끈한 붉은 송진 줄기 되어 대지를 덮을 수 있으랴. * * * * 시랍시고 쓴다는게 주제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 해 한결 같이 부끄러워움을 가릴 아무런 재주 없어도 그래도 늘 가슴에서 흐르는 물같은 것이 솟을 때 그 분노같은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쓰는이 마음인가 봅니다. 글을 쓰는 그..

기본 2004.02.10

갈 대

갈 대 시인 : 신경림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였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무엇에 시달리고 무엇에 그렇게 바쁜지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온지 조차 생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내가 스스로 몸을 떨고 울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고 산다. 시인의 말대로 산다는게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가끔은 내 하는 일을 팽개치고 아무도 없는 강 모래에서 갈대가 되어 울고 싶을 때가 있으리라. *음악 : Oh my love my darling

입춘과 정월보름

입춘과 보름날 글 : 박동수 어제는 입춘이고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다. 세월이 하수 상하게 돌아가느라우리의 정겨운 날들이 오는 것과 지나가는 것도 잊고 사는 듯하다. 아무리 시린 삭풍이 불고 눈발이 휘몰아쳐도 입춘이 옷깃을 여미며 우리 곁에 오는 날이면 개울 얼음 밑으로 흐르는 냇물소리가 정겨워 지고 눈 속의 설중매는 물소리에 잠을 깨어 매화의 꽃 봉우리에 입김을 불어 하얀 한 송이의 매화를 피운다. 입춘! 옛적에는 아이들이 정갈한 물을 떠다가 먹을 갈고 깨끗한 붓을 골라 갖은 정..

기본 2004.02.05

고 목

古 木 글 : 박동수 뿌리 깊게 내려 오랫동안 서 있음은 당신이 오심을 기다리는 믿음을 이루기 위함 입니다. 고목이 되어도 푸른 잎사귀 피워냄은 당신에게 값없이 받은 사랑 다시 피워 냄 입니다. 값없는 마른 잎 바람에 날려 보내는 것은 그대 오심에 새 잎새로 새로워지기 위함 입니다. 줄기 앙상한 겨울날 흰 눈 가슴에 안음은 당신이 오시는 날 온 누리에 따뜻함을 나누기 위함 입니다. 봄날 새싹을 돋게 함은 사랑을 무성하게 키워 결실의 가을 날에 믿음의 씨앗 떠나 보내기 위함 입니다. 높이 치솟으며 하늘 뻗게 키 키우는 것은 당신이 내게 오심이 내게 큰 소망이 있음을 보이기 위함 입니다. 2000204

성벽과 울타리

성벽(城壁)과 울타리 성벽의 문화라면 당연히 서구 문화를 먼저 생각한다. 서구의 유명한 성벽들이 아직도 유물로 남아있는 것들을 실지나 사진들을 보면 그 튼튼하고 난공불락의 요새 같음을 우린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역사의 시작부터 성을 쌓고 성을 중심으로 번창해 나갔든 것 같다. 견고하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한 권위의 상징처럼 지어서 상대로 하여금 위압을 느끼게 했고 성으로 인해 주위의 모든 성실한 약 소자를 지배하고 그들의 착취자가 되어갔다. 성이란 물론 전쟁이나 적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해서 축건 하기도 하였지만 서구의 성은 두 개의 의미를 다 충족하는 문화의 상징이 되어갔던 것 같다. 그 하나는 적군에 대한 방어의 수단이고 다른 하나는 교만과 오만 그리고 부의 권위로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는 나만을 위..

기본 200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