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79

겨울 창가에 앉아서

겨울창가에 앉아서 글 : 박동수 우린 그렇게 살았다 눈물겨운 허기를 달래며 언젠가 풍요한 하늘만나가 배를 채워 주리라 하얀 꿈속의 이야기를 하며 또 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창밖에 내려 쌓이는 하얀 눈위에 설레는 손끝으로 꿈을 쓰지만 가슴은 왜 문풍지 바람처럼 시리기만 할까 허기진 인내로 세운 자유가 겨울 창가를 맴돌다가 어디엔가 정처 없는 길을 떠나 버리는 것은.... 하얀 눈바람이 실어 온 하얀 이야기와 하얀 자유가 가야 하는 길인가 모진 북풍은 불어대고 발자국 위로 새 하얀 눈만 쌓여 가네 20180110

풍 경(風磬)

풍 경(風磬) 글 : 박동수 수없이 많은 밤 미풍에도 질겅거리며 울었지만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의 문을 연 이 있었든가 핏줄 세워 안간힘 쏟으며 이야기했을 그 말들을 귀 기울이며 들은 이 없어 세상은 온통 수라장이 되어 거꾸로 가고 있지 마음속 꽃 계절은 언 빙하처럼 만년의 겨울로 가고 풍경의 그림자는 한 낱 장식으로 보일 뿐 수도승의 불침번도 되지 못했는가 녹슬어 구멍 나도 질겅질겅 소리를 울려라 행여 그 사랑으로 가슴 아픈 사람들에 전염 되어 새 날은 꽃 꿈을 꾸게 되리라 20040517

벚 꽃

벚꽃 글 : 박동수 산 기슭에 봄빛이 찾아드니 겨우내 마음 조이다가 활짝 피어버린 벚꽃이 자지러지게 웃다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꽃잎 사월의 하늘에 하얀 구름 꽃이 되었네 긴 겨울 어두웠던 발 길에 가슴 쓰린 인내였을까 흰빛으로 네 모습 밝혀 보이니 4월의 영들의 슬픔이 낙화에 씻기고 있음이여 추운날의 슬픈 기도가 하얀 모습으로 시온성을 향하는 광야 길에 축복의 하얀 만나처럼 슬픈 순례자의 평화가 되었음이라 20200410

낙화(落花)

낙화(落花) 뜻없이 떨어지는 슬픈 꽃이 아니리라. 푸른 세월 나날 꽃으로 기쁨의 격정 속에 살아온 생 가야 할 때를 알고 떨어짐이 서럽지 않으리 없지만 갈 곳을 가는 것은 새롭게 살아질 씨앗을 위한 떨어짐이니 낙화라 해도 꽃답게 떨어지는 것은 결별의 미덕(美德) 또 하나의 사랑을 위한 영혼의 성숙 매달리는 초라함보다 그냥 뚝뚝 떨어지는 용기는 꽃보다 더 귀한 희생과 사랑이여 낙화는 슬픈 것이 아닌 새로움을 위한 아름다운 지혜의 기쁨인 것을. 20180430 * 피폐된 세대, 오늘의 우리는 새로운 영혼을 위하여 변화된 희생, 낙화의 미덕을 알아할 때가 아닌가 싶다. (로마서 12:2 디도서3:5)

벚꽃이 피는 길

벚꽃이 피는 길 글 : 박동수 벚꽃이 피는 길은 언제나 꿈이 있다 꽃봉우리 부풀은 날 한참이더니 봄비가 내리는 아침 수줍은 듯 붉은 빛 숨기고 백옥의 살결로 봄날의 파란 하늘을 얼싸 안네 4월의 꿈이 봄비에 흐려질까 가슴 활짝 열고 피어버리는 열정 꽃잎 다 떨어내며 빗물에 흥건히 젖고서야 아픔의 몸부림으로 연두 빛 여린 잎새를 터뜨려내는 쓰라린 사랑의 고뇌 벚꽃이 피는 길엔 그래도 언제나 꿈이 있다 20210401 - mus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