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꽃 풀 꽃 글 : 박동수밟히고 쓰러져며 잡초와 함께버려지는 풀꽃계절 꽃으로 매김 없어도피었다가 지는 것은순서도 없고 기다림 없지만피고 지고 있나니슬프고 기쁜 마음 새길 겨를 없이 살아가는데바람 불고 비 내리고 세월 바뀐들 뉘 탓 하리꺾이고 말라가며 사는 것어쩌다 세월 다 채우고 먼저 시들어 가는 저 풀꽃 하나말해 주는 구나 세상은 참 어렵다고 추억이 있는 곳 2024.07.04
호수(湖水)가에서 호수(湖水)가에서 글 : 박동수불어오는 바람에 이는 물결이 출렁인다 해도이 기슭에서 저 기슭이니해아릴 수 있지가슴속에 묻힌 그리움의 물결이출렁이는 넓고 넓은 어두운 물결헤아릴 수 있으랴사람들이 어찌하여저 보이는 호수 넓다는 걸까분수처럼 솟는 가슴 속 물길의 넓이를 뉘 알리 20070205 추억이 있는 곳 2024.06.25
잊혀진 그림 잊혀진 그림 글 : 박동수끝없이 깊은 심해가 소용돌이치는 날바다는 파도로 변하여하얀 물보라에 섞여 피어 오르면 그리움과 미움이고요함과 함께 있었음을 알았다그리움의 아픔으로 채워진바다는 짙은 푸른색에 가려져깊이를 알 수 없지만미움이 동하는 날사랑의 뜨거움은 고요를 깨우고 포효케 만들었다되새김질 되어오는 얼굴가슴에 새겨지면 그리움과 미움이찢겨지는 살 틈으로새빨간 피빛 태양이 되어수면을 물드리면그려 지는 잊혀진 그림 신간중앙뉴스(20150518 323호) 20040327 추억이 있는 곳 2024.06.08
미루나무 숲길 미루나무 숲길 박동수아침 해가 뜨거든마루나무 숲길로 인도 해 주게나햇빛에 반짝이며 빛을 내는 미루나무 잎을나는 좋아 한다네밤이 떠난 초여름 이른 아침이면바람에 딸랑이는 소리멀리서 날아 온 까치미루나무 꼭대기서 울부짖는 울음정겹고 그리워나 세상 등지고 떠나는순례길에도 그 정겨운 을음 소리에가벼워 진 발걸음 사뿐 하리라 20180518 추억이 있는 곳 2024.05.16
무심한 세월 무심한 세월 글 : 박동수배꽃이 화드을짝피어버린 이 밤에허허에 찬 달빛이배꽃 빛 흰 웃음 머금더니배꽃 빛인 듯 청조한 님의 생각희미하게 잊혀지며늙어 가는무심한 세월 20080415 추억이 있는 곳 2024.04.30
민들레 민들레 글 : 박동수 모질게 찢기고 밟혀도 끈적이는 흰 눈물 가슴속에 채우고 노란 웃음으로 사는 민들레 오직 그대의 사랑이 4월의 봄빛으로 온다면 슬픔만큼 아픔만큼 꽃 웃음을 뿌리리라 그대 향해 못 다한 사랑이면 홍수 속에 잠기어도 홀씨 하나 날려 보내 그대 가까운 곳에 뿌리내려 그대 위해 노란 웃음꽃 피우리 시집 에서 추억이 있는 곳 2024.04.23
그리운 봄 그리운 봄 글 : 박동수 산비둘기 우는 소리에 찬 구름 갈라지고 녹아내리는 눈 속에 핀 복수초의 노란 내음이 깃든 봄기운이 솔가지에 올라 머무르니 술렁이는 숲 새로 용암천 물소리 숨 가쁘게 흐르네 20090302 추억이 있는 곳 2024.02.23
또 가네 (歲月) 또 가네 (歲月) 글 : 박동수 찬 바람이 불어오네 바람 끝에 선 섣달 마지막 차가운 날 노을이 지는 세월 나도 가야한다는 이치 강물위 낙엽처럼 흘러가는 걸 애써 머뭇거려 보지만 남은 세월보다 흘러온 세월이 더 많은걸 보면 원망할 회한은 없지만 새벽 물안개 보듯 가슴 아리고 별 헤이듯 그리움이 쏟아져 오네 바람 따라 해가 가면 아지랑이 너울처럼 아릿한 마음 흘러 보내며 나 또한 가야 하는 것 20041227 추억이 있는 곳 2023.12.27
헤어 지는 마음 해어 지는 마음 글 : 박동수 무르익은 빨간 단풍잎 속엔 아직 숱한 이야기들과 헤어지기 아쉬운 계절이 남아 있다 푸른 시절의 꿈들이 붉게 물들기까지 긴긴 설렘은 아직 이별을 모른 체 할뿐 힘없이 떨어져야 하는 붉은 가을의 느낌 쓸쓸함이 무언지 알고 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손을 놓는 이별의 인사로 떨어지는 잎 속에는 사랑이라든가 애련 같은 이야기가 진하게 묻어 아쉬움으로 붉어지는 가을 잎 차 한 잔에 삶의 전설을 만들어 내려는 우리의 인생 헤어지는 마음의 단풍잎처럼 슬픈 속내이리라 2015(주간중앙 342호) 20151112 추억이 있는 곳 202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