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는 곳 117

7월이 오면

7월이 오면 글 : 박동수 돌아 갈 수 없는 길 한해의 반 고개를 지나온 7월 하얀 찔레꽃이 향기를 몰고 오네 고향을 잊어가는 마음속에 7월의 편지를 하얀 꽃으로 대신하여 그리움과 함께 마음의 향기를 보내고 지친 삶의 굴레를 하얀 꽃밭으로 기억을 옮겨 간다 찔레꽃잎에 묻은 작은 사랑들을 향기로운 나날이 되기를 나는 이 7월이 오면 하얀 항기를 날려 보내며 빌어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20210630

성숙의 계절(October)

성숙의 계절(October) 글 : 박동수 성숙 한다는 것은 하나씩 버려지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떨쳐 버리고 문득 돌아서면 오직 나 하나 앙상하게 남았지만 푸르게 성글은 여름 날 따가운 햇살에 익은 잎 새 붉게 타오르는 욕망이 하나씩 떨어져가는 가슴 아픈 가을 그것은 이별인 듯하지만 이별이기보다는 또 하나의 꽃 계절로 가는 성숙의 과정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하나씩 버리려는 가을은 슬픔이 있는 성숙의 계절 입니다 20061013 제1시집:"불꽃으로사는 마음"에서

상사화

상사화 글 : 박동수 외길 가는 운명으로 피어나 너를 따라 가다 숨차 멈춘 사이 잎으로 피더니 어느덧 시들어 무덤만 남기었구나 그 얼굴 보고 싶어 무덤가에 상사화 되어 분홍빛 그리움으로 피었네 분홍빛 애틋한 사랑 함께 하는 날 언제일까 외 길 가는 길 쉬어가면 될 일이지 어이 쉬어가는 것 잊었을까 끝내 죽음이 하나일 때 만날 수 있다면 그때는 언제일까 가슴만 죄여오네

귓속에 묻어 둔 소리

귓속에 묻어둔 소리 글 : 박동수 내 귓속 막다른 동혈속의 묻어둔 숱한 세상소리중 하나 핏물 흘리며 서럽게 떨어지는 늦가을 낙엽의 울음이여! 네 울음은 가을이가고 겨울오는 서러움의 울음인가 장마 빗속에서도 씻기지 않고 겨울 길목까지 냄새를 풍기는 썩은 세월 때문인가 어허야어허 어떠하리 넌들 난들 핏물 흘리며 울어본들 세상에 부정한 것들 그대로 강물이듯 흐르는 것을 차라리 겨울 얼음 되어 봄빛에 녹아질 때까지 멈추어 있음이 어떠할까 어느 누가 새 봄을 안고와 언 강물 녹이며 추한 세월의 삶들을 지워 줄거나 설중매 붉게 피는 날 지저귀는 새소리 봄빛의 노래가 된다면 내 귓속에 묻어둔 숱한 소리 봄날 음률로 곱게 퍼질려나 20051127

해당화

해당화 글 : 박동수 가슴속에 묻힌 가슴 쓰린 긴 이야기 이슬에 젖은 채 빨갛게 핀 바닷가 해당화 우유빛 기억 속 먼 바다 안개 속으로 사라진 얼굴 흐릿한 그 모습 사랑도 추억도 다문 듯 아릿한 해당화꽃 붉고 아린 기억을 머금은 아픈 노래가 흘러 나오네 20070127 ************************************** 시작노트 해당화의 꽃말은 "온화 또는 순종"이며 많은 전설을 담고 있다. 내가 어릴 적 살던 고향엔 해당화가 유난히 많았다. 고향 앞바다는 백사장이 20여리를 펼쳐져 있고 백사장 밖으로 해풍을 막기 위한 해송들이 빽빽이서서 마을로 부는 바람을 막았고 그곳으로부터 마을 사이에는 모래 언덕들이 많았는데 거기에는 많은 해당화 군락지로 늦봄이 되면 해당화가 피기 시작하여 여름을..

한 낮의 명상

한 낮의 명상 글 : 박동수 먼 바다에서 밀려 온 파도는 해변에서 생애를 끝내고 바람의 옷깃 속으로 흔적을 잃어버린다 수 억 년 전에 출발한 햇빛은 명상 속으로 스며들며 생을 마감하는 한 낮 삶의 회오(會悟)는 슬픔인지 즐거움인지 여운을 남기는 한 낮의 명상 해는 서산을 향해가고 바람의 숨바꼭질은 여전한데 명상 속의 영상들은 어둠을 벗어나지 못하는 질긴 삶의 그림자 20150526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