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해당화의 꽃말은 "온화 또는 순종"이며 많은 전설을 담고 있다.
내가 어릴 적 살던 고향엔 해당화가 유난히 많았다.
고향 앞바다는 백사장이 20여리를 펼쳐져 있고 백사장 밖으로
해풍을 막기 위한 해송들이 빽빽이서서 마을로 부는 바람을
막았고 그곳으로부터 마을 사이에는 모래 언덕들이 많았는데
거기에는 많은 해당화 군락지로 늦봄이 되면 해당화가 피기
시작하여 여름을 지나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간다. 그 열매를
"돈부리"라고 한다. 지방 사투리다.
가시가 많은 해당화 숲에서 빨간 꽃을 보며 달달한 돈부리를
따먹으며 바다 먼 수평선을 보면서 꿈을 키워온 시절이 지금도
아련하여 가끔 찾아간다. 해안에는 명사 20리며 푸른 바다가
크게 열려 있다고해서 고향의 이름이 "대포(大浦)"또는"한개"
이며 크게 열려있다는 뜻이다. 해방 이후 들판이 넓어 가을에
벼 익은 색이 멀리까지 누렇게 펼친다는 뜻 "遠黃(원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한개로 통한다 지금은 그 바다가
유명한 "동해 고래불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공해와 인재에 의하여 해당화는 멸종이 되고 지방 사람
들의 정성으로 멸종 전 해송군락이 재현되고 있긴 해도 많은
관광객들의 보존의식이 필요할 것 같다.
바닷가에는 애환들이 많다. 이 해당화를 보는 순간마다 그 때의
많은 애환들이 생각에 떠 오르고 파도 건너 편 푸른 수평선 넘어
날아가 버린 꿈들과 사랑하던 사람들이 사라지던 옛 이야기들이
슬픈 추억으로 떠 오르지만 가슴속에 간직할 뿐 오직 붉게 피는
해당화 만이 알 수 있는 일
해당화의 웃음 속에서만이 노래처럼 들리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