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는 곳

귓속에 묻어 둔 소리

靑鶴(청학) 2021. 8. 26. 13:05

 

귓속에 묻어둔 소리


                                  글 : 박동수

내 귓속 막다른 동혈속의 묻어둔  
숱한 세상소리중 하나
핏물 흘리며 서럽게 떨어지는 
늦가을 낙엽의 울음이여!

네 울음은 가을이가고 겨울오는
서러움의 울음인가 
장마 빗속에서도 씻기지 않고 
겨울 길목까지 
냄새를 풍기는 썩은 세월 때문인가

어허야어허 어떠하리
넌들 난들
핏물 흘리며 울어본들
세상에 부정한 것들
그대로 강물이듯 흐르는 것을
차라리 겨울 얼음 되어
봄빛에 녹아질 때까지
멈추어 있음이 어떠할까

어느 누가 새 봄을 안고와
언 강물 녹이며
추한 세월의 삶들을 지워 줄거나
설중매 붉게 피는 날
지저귀는 새소리
봄빛의 노래가 된다면 
내 귓속에 묻어둔 숱한 소리
봄날 음률로 곱게 퍼질려나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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