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는 곳 117

연(蓮)의 사모(思慕)

연(蓮)의 사모(思慕) 글 : 박동수 그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물 빛 고운 강가에 그리움의 물결이 작은 가슴을 흔들었습니다 수줍음으로 핀 분홍빛 얼굴 하늘을 향해 사모의 정 향기로 뿜어내고 기다림의 솟대처럼 하늘 높게 피었습니다 뜨거운 바람 이는 어느 날 행여 지나가오면 깊이 갈무리된 순결한 마음 그대 앞에 바치리라 긴긴날 서서 기다립니다 20150722 - 소세원 연(蓮) 밭에서 -

사랑은 흘러 가고 1

사랑은 흘러가고 1 글 : 박동수 새벽 바닷가에 안개가 피러 오르고 있다 항구의 새벽은 마음을 축축히 적시고 껌뻑이는 가로등 밑에서 머리카락을 날리던 그녀의 눈망울 속 까만 슬픔을 새벽바다의 짙은 안개가 기억을 삼키고 있다 바람 속의 여인 기억으로만 켜켜이 쌓아 이젠 앙금으로 굳어가지만 망각으로 살아야 할 이별의 긴 슬픈 연모의 연주였다. 그 새벽 날의 쏴 한 바람은 변화의 물결 따라 오염의 퀴퀴한 냄새로 떠오르지만 가슴속의 기다림의 상처는 나이테처럼 굳어있는 사랑 이야기 사랑은 흘러가고 억새처럼 하얗게 바랜 핏속 바람으로 스치는 목 쇤 연주는 은퇴 된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굳어진 사랑의 노래지만 새벽 바다에 피어나는 안개를 바라보며 흘러간 사랑이 가슴 아픈 것이 20061128 - 음악 -

동백꽃(冬栢花)

동백꽃(冬栢花) 글 : 박동수 오색들이 난무하는 가을날을 잊은 체 눈바람 추운 날 그리운 임은 누구였던가 인내하다 춘설이 난무하여 뼈저리게 아픈 날 피빛 붉게 피는 애절함은 작은 동박새 우 짓는 마음 달래려 한 모금 꿀물 네 마음 실었는가 풍요한 가을 바람에 색색 잎들이 흥겨워도 잎들을 푸르게 간직하더니 동박새 품었으리 추운 날 정열의 꽃피워 온 애절한 사랑 뉘 아는가 20040212 Music : 조수미/ Verdi / La Traviata에서

노을이지는 날의 서시(序詩)

노을이지는 날의 서시(序詩) 글: 박동수 진눈개비 몰고 오는 날도 옷섶을 여밀 새도 없이 끝 모를 눈밭을 걷기만 했다 뜨거워진 그리움도 가슴속에 묻어두고 슬픈 걸음만 채질했다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맡아 볼 겨를 없이 여유 없는 시간을 채우기만 했다 어느덧 그 길은 석양에 태워져 노을로 사라져야 하는 날 돌아본 내 삶의 긴 그림자들을 모아 세월의 허무를 독백하고 싶을 뿐이다 20170901

낙엽 지는 언덕길

낙엽 지는 언덕길 글 : 박동수 당신이 가든 날 풀잎 속에서 울던 귀뚜라미 소리 멎어버리고 풀잎은 가녀린 떨림으로 눈물을 떨구고 당신이 돌아서든 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서글픔은 가을바람 되어 가지 끝에서 떨고 가고 오는 것은 세상이치지만 가는 것과 오는 것이 이별이 되어 지면 나무 잎은 발갛게 타 낙엽 되어 떨어지네. 20080626 제3시집 : "그대 눈동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