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흘러가고 1
글 : 박동수
새벽 바닷가에 안개가 피러 오르고 있다
항구의 새벽은 마음을 축축히 적시고
껌뻑이는 가로등 밑에서
머리카락을 날리던
그녀의 눈망울 속 까만 슬픔을
새벽바다의 짙은 안개가
기억을 삼키고 있다
바람 속의 여인
기억으로만 켜켜이 쌓아
이젠 앙금으로 굳어가지만
망각으로 살아야 할
이별의 긴 슬픈 연모의 연주였다.
그 새벽 날의 쏴 한 바람은
변화의 물결 따라 오염의
퀴퀴한 냄새로 떠오르지만
가슴속의 기다림의 상처는
나이테처럼 굳어있는 사랑 이야기
사랑은 흘러가고
억새처럼 하얗게 바랜 핏속
바람으로 스치는 목 쇤 연주는
은퇴 된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굳어진 사랑의 노래지만
새벽 바다에 피어나는 안개를 바라보며
흘러간 사랑이 가슴 아픈 것이
20061128
-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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