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경(風磬)
글 : 박동수
수없이 많은 밤
미풍에도 질겅거리며 울었지만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의 문을 연 이 있었든가
핏줄 세워 안간힘 쏟으며
이야기했을 그 말들을
귀 기울이며 들은 이 없어
세상은 온통 수라장이 되어
거꾸로 가고 있지
마음속 꽃 계절은
언 빙하처럼 만년의 겨울로 가고
풍경의 그림자는 한 낱
장식으로 보일 뿐
수도승의 불침번도 되지 못했는가
녹슬어 구멍 나도
질겅질겅 소리를 울려라
행여 그 사랑으로
가슴 아픈 사람들에 전염 되어
새 날은
꽃 꿈을 꾸게 되리라
200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