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79

돌아서서 보자

돌아서서 보자 글 : 박동수 지나온 자리가 험해도 돌아서서 보는 눈엔 조용한 음악이 악보를 꽂으며 깊은 상처를 메우고 오네 마른 뼈의 소리가 생기를 깎아 내리듯 처참하기만 하지만 삶을 이긴 출렁 다리는 긴 행렬에 기쁨을 나누고 질뚝질뚝 오는 안개 속 봄은 이별 곡을 흥얼흥얼거리던 마지막 순례자에겐 빛 좋은 새로운 꿈이어라 20180527

중추절

중추절(한가위) 글 : 박동수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을 본다 샛강이 되고 강물이 되어 어디론가 시간을 싣고 흘러간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 강가를 서성이며 어디로 갈까 마음 조리며 방황하는 순례자가 되어 영혼의 길고 먼 믿음의 길에서 찾을 에덴의 불빛을 기다리며 긴 순례를 끝을 내고 싶어 한다 한가위의 달이 중천에 떴어야 아이들이 왔다가 스스로 세월의 임무를 다 한 것으로 생각하고 돌아갔다 세월의 흐름의 강물 위에서 혈육들의 만남은 기쁨과 평화의 기도다 그러나 우리가 탄 시간의 나룻배는 집념과 초조함의 바쁜 것으로 도배한 연극이다 만남의 느슨함과 자유로운 평화는 찾기 힘들고 의무와 임무만이 가득 실은 나룻배 한가위 달이 구름 사이로 스며든 순간 허허로운 삶의 애증이 10월의 산산한 바람으로 차갑게 느껴 온다..

에덴의 빗소리

에덴의 빗소리 글 : 박동수타락(墮落)으로 밀려난 에덴의 동쪽영혼은 말라가고 귓가엔 멀리숲길 사이로 추적추적 내리는 동산 길 빗소리 들리네언제 올지 모르는 푸른 비를기다리는 가슴 속에참회(懺悔)의 눈물로 얼룩지며동산 끝에서 울리는 하늘사랑의 음성이 그립네고뇌의 혈관 사이로촉촉한 사랑을 원하는 내 영혼이에덴의 동쪽하늘을 향해비 맞으며 걷고 또 걸으면탐욕(貪慾)으로 밀려난그리운 동산의 맑은 빗소리 들을까 20170425

새 생명

새 생명 글 : 박동수 우리 영혼이 잉태되던 날 태초의 말씀이 선과 악의 집념과 탐욕을 벗어나라 했다 삶을 빙자로 갈 곳을 잊고 발가벗은 채로 광야의 어둠에 서서 탐욕의 빛이라도 움켜잡으려 안간힘을 써 본다 무한한 사랑으로 주신 귀한 생명 탐욕(貪慾)으로 빛 바래진 긴 시간들을 뒤적여 보는 순간 허허함의 기나긴 빈곤(貧困) 때묻지 않고 숨겨진 작고 소박함일지라도 시간의 화두(話頭)에 옮겨놓고 하늘과 말씀이 인연이기를 생의 선상에 새겨본다 20170422

부활(復活)

부활(復活) 글 : 박동수 그날은 어두운 암흑이었다 선한 손위에 못박고 십자가를 세운 죄악들로 가리워 진 무지들 땅이 요동치며 울게 하고 하늘의 해를 가리운 암흑이었다 당신의 용서와 배려의 사랑으로 삼일 밤낮을 무덤에서 죄인들을 위한 다시 살아나심과 흘리신 당신의 피 값으로 죽음의 생명을 구원에 이르게 하심이여 봄날의 목련 꽃 곱게 피듯 믿는 자마다 예수의 이름으로 암흑 속 방황하던 생명들의 가슴속에 죄의 긴 겨울을 벗어나는 부활의 꽃을 피우네 어둠이여 방황이여 멀리 떠나가라 피 묻은 십자가는 부활의 꽃으로 피어나심은 하늘의 은사 구원의 사랑임을 이제 알았네 20180401

눈꽃

눈꽃 글 : 박동수 망설이던 눈이 함박으로 내린다 긴 겨울날을 알몸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나목(裸木)들 서러움을 달래주는 포근한 은총이 눈꽃으로 덮어가는 겨울 날 나목(裸木)의 아늑한 평안과 봄을 기다리는 복수초의 생기 포근하게 핀 눈꽃 밑에서 소근소근 봄을 향한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은 작은 희망을 안아 주는 소박한 배려의 눈꽃이 피었음이리 20170120 음악 : Snow Flower / Hayley Westenra

크리스마스의 기도

크리스마스의 기도 글 : 박동수 주를 믿는 사람들이여! 길거리 광장엔 소돔의 열기를 뿜어대는 이름 모를 축제의 노래가 시끄럽고 광란의 춤들로 크리스마스 날이 흥청대는 날로 변해 가는 것은 어인 일일까 "흩어진 양들을 위해" 그리고 "섬김을 가르쳐 섬김을 받은 자 희생과 사랑의 본을 보이신" 사랑하는 구주 예수님이 별들을 앞세워 예언을 이룬 날. 하늘엔 영광을 땅엔 기뻐할 수 있는 자에겐 평화를 위해 가난하게 오신 날 그 님의 눈망울이 우리 가슴속에 있는 날 우리는 늘 설레는 시를 읊으며 영혼의 기쁜 찬미를 부르고 있나니 동방의 박사들의 수천마일 긴 여행도 수천마리 양 때를 몰든 목자들의 찬양하는 노래도 가난하고 천하게 오신 그 주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내 영혼이 거두어 지는 날까지 내 속에서 함께 하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