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련(未 練) 미 련(未 練) 글 : 박동수 산 허리춤에 드리운 안개구름 등 넘어서면 사그라질 세월 아쉬워 서성이고 있네. 언 개울 밑 물소리 은은히 들리고 가을날 못 잊은 벌래들의 땅 속 설어움 억겁을 흐르는데 등 넘어선 태양 석양으로 물들고 새들은 미련 없이 날아가지만 꼬박 하룻날을 바위 섶에서 서성이고 있네. 20050126 - music - 추억이 있는 곳 2005.01.26
눈 (雪) 눈 (雪) 글 : 박동수 너를 만나는 순간 왜 이렇게 바보스러워 지는지. 반 백 년을 웃고 울고 소리치며 깨알처럼 써놓은 사연들이 백색으로 지워지고 보이지 않은 것이. 하늘에서 내 한 가슴 아픔 사랑으로 지우고 새봄 새 싹처럼 다시 열라는 것인가 사랑과 이별로 더 깊은 쓸쓸함이라도 가슴에 기억으로 남기지 말고 눈처럼 하야케 훨훨 나는 눈물 없는 이별을 배우라는 건가 20050120 기본 2005.01.20
겨울나무 겨울나무 글 : 박동수 낙엽이 바람에 날려가고 겨울이 연한 살결 밖으로 나이테를 그리면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얼어가는 땅속 깊이 생명을 잉태할 산실을 준비하고 있구나. 아침 눈바람이 날리면 차가운 잔가지엔 대지의 입김으로 얼음 꽃 피워 물면 나목(裸木)으로 떨어야 하는 겨울나무 뿌리로 내려진 생명의 혼 봄 싹을 위해 산고를 치르며 봄을 향해 부를 사랑의 음률을 익히고 있으리라. 나이테 하나에 고목으로 변해가는 너는 천 년 인고의 나이테 속에 삶의 사연 갈무리해도 침묵인 채 반복되는 새봄의 잉태를 위한 신음으로 입술 깨무는 겨울나무여! 봄 꽃 피우는 날 새 태양이 네 앞에 솟아 오르리라. 20050113 기본 2005.01.13
또 가네 (歲月) 또 가네 (歲月) 글 : 박동수 또 찬 바람이 불어오네 바람 끝에 선 섣달 마지막 차가운 날 노을이 지는 세월 나도 가야하는 이치 강물에 띄운 낙엽처럼 흘러가는 걸 애써 머뭇거려 보지만 남은 세월보다 흘러온 세월이 더 많은걸 보면 원망할 회한은 없지만 새벽 물안개 보듯 가슴 아리고 별 헤이듯 그리움이 쏟아져 오네 바람 따라 해가 가면 아지랑이 너울처럼 아릿한 마음 흘러 보내며 나 또한 가야 하리 20041227 추억이 있는 곳 2004.12.27
세월이 흐른 후에야 세월 흐른 후에야 글 : 박동수 눈물을 흘림은 사랑을 알기 때문이라는 것을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았습니다. 몸부림을 친다는 것은 그리움을 느낀 때문이라는 것을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았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에야 당신이 나의 사랑이고 내 가슴속에 언제나 행복한 당신의 눈빛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20041219 - 음악 - 추억이 있는 곳 2004.12.19
내 안의 바다 내안의 바다 글 : 박동수 생명의 비밀을 해쳐보는 혜안(慧眼)으로 들여다보는 것도 거부되며 미세한 움직임도 납덩이처럼 가라앉혀 감추는 침묵 깊고 무거운 바다가 내안에 잠들어 있음이여 어느 날 포효의 파도되어 깊은 속내를 뒤집으며 시작과 끝을 뿜어내는 날이면 치유할 수 없는 아픈 상처의 몸부림이리 20210704 기본 2004.12.12
대나무 대나무 글 : 박동수 세상 아픔 가슴에 채우고 마디마디로 쌓으며 하늘 부끄럽지 않게 곧은 절개로 살아가는 인내 마디마다 속 눈물 애처로운 사랑 칸칸이 채워 하늘 향해 솟음은 믿음으로 기다림이니 울분의 뇌성(雷聲)도 품속으로 불러 잠들게 하는 인내의 세월 굴하지 않는 절개려니 20190802 기본 2004.12.06
석 양 석 양(夕陽) 글 : 박동수 종일 일렁이는 파도 속으로 지쳐 떨어지는 해 깊숙이 잠길 때 바다 물은 검게 물들고 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물속으로 갈아 앉히며 달려온 하루 날의 하나하나 생각으로 잠긴다 긴 하늘 길 달려온 해는 달아 오른 몸을 식힐 때 어두움도 바다에 내려앉고 종일 내려본 세상의 아픔들을 물길에 씻어내면 가슴 아픈 트림으로 바다는 포효하며 파도가 되고 해는 더 깊이 갈아 앉네 너는 뜨겁든 날 네 시(詩)로 지구를 흔들어 욕망 없는 영혼을 구하였든 들 세상은 평화를 누릴 것을 계절 다 흐른 날 되어 어찌 물속으로 떨어지는가 20041120 - music - 기본 2004.11.20
늦 가을 늦 가을 글 : 박동수 창가에 기대어 선 햇살이 기울어 가는 가을의 기억들을 세이고 있다. 천둥같은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 쓸어내며 나른해지는 한 낮 날아가는 철새 때처럼 줄 지워 떠나가는 가을빛 들 다시 오려나 가을볕에 그리움 말리며 가슴 저린 설음 눈물 나는구나. 20041115 음악 : Paula Cole - Autumn Leaves 추억이 있는 곳 2004.11.15
사랑은 사랑은 글 : 박동수 가슴 깊은 곳 사랑이 소용돌이 치는 날 기다리든 사람 생각에 잠깁니다 민들레 씨앗처럼 가볍고 순(筍)처럼 애처로운 인생이라지만 이 한 순간은 강하고 질기게 생각 됩니다 삶은 유약한 흐름의 슬픔이라지만 가슴 깊이 자리한 사랑은 걷잡을 수 없는 환희 세월을 빠르게 해쳐 가지만 그리운 이의 기다림은 언제나 멈추어 선 시간 입니다 20040827 믿음, 소망, 사랑 200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