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雪)
글 : 박동수
너를 만나는 순간 왜 이렇게
바보스러워 지는지.
반 백 년을 웃고 울고 소리치며
깨알처럼 써놓은
사연들이 백색으로 지워지고
보이지 않은 것이.
하늘에서 내 한 가슴 아픔
사랑으로 지우고
새봄 새 싹처럼 다시 열라는 것인가
사랑과 이별로
더 깊은 쓸쓸함이라도
가슴에 기억으로 남기지 말고
눈처럼 하야케
훨훨 나는 눈물 없는 이별을
배우라는 건가
200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