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양(夕陽)
글 : 박동수
종일 일렁이는 파도 속으로
지쳐 떨어지는 해 깊숙이 잠길 때
바다 물은 검게 물들고
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물속으로 갈아 앉히며
달려온 하루 날의 하나하나
생각으로 잠긴다.
긴 하늘 길 달려온 해는
달아 오른 몸을 식힐 때
어두움도 바다에 내려앉고
종일 내려본 세상의 아픔들을
물길에 씻어내면
가슴 아픈 트림으로
바다는 포효하며 파도가 되고
해는 더 깊이 갈아 앉네.
너는 뜨겁든 날
네 시(詩)로 지구를 흔들어
욕망 없는 영혼을 구하였든 들
세상은 평화를 누릴 것을
계절 다 흐른 날 되어
어찌 물속으로 떨어지는가.
20041120
음악 : Sunset / 김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