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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사랑

시인의 사랑 글 : 박동수 별 한줌 가슴 속에 밀어 넣으면 파도처럼 밀려 오는 뜨거운 사랑의 밀어들로 별들은 웅성대며 서걱댄다 별의 속삭임이 억제된 거리엔 언어의 단절된 공간 시인은 하늘의 별보다 가슴 속 별들의 언어가 좋다 사랑은 서로 기대고 부딛혀 서걱대는 새 언어들이 있음이여 그래서 언어를 엮는 시인은 참 사랑을 알고 있으리 20070308

몽당연필

몽당연필 글 : 박동수 나는 지금 아주 짧은 몽당연필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 요즈음 세대아이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버릇이다. 왜 하필이면 몽당연필이야 하는 거지 그 많은 볼 팬이나 샤프 연필들이 있는데 하필이면 몽당연필을 넣고 다니는 것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국민 학교(초등학교)를 들어가든 해는 일본의 전쟁말기이다. 전쟁물자가 부족하여 침략국으로써의 최대한의 착취가 이뤄졌고 심지어는 어린아이 놋쇠 숟가락까지 빼앗아가든 시절이다. 학교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그 당시의 사정으로 구하기 힘든 학용품이기에 그 기에는 빠질 수 없는 몽당 연필이 있었다. 그것도 질이 지금의 연필과는 판이하게 다른 즉 형편없는 지금으로 보면 불량품에 해당되는 것이라 심을 내기 위해 깎아..

기본 2005.07.27

무지개가 뜨는 나라

무지개가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 글 : 박동수 한때 외국 출장이 아주 많았든 시절 덕분에 항공편 이용으로 공중에서 우리나라 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편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내 나라이지만 참 아름다운 땅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구름이 약간 끼는 날이면 슬쩍슬쩍 지나치는 사이로 맑은 산천의 녹색이며 가끔 눈에 띄는 조그마한 호수들은 파랗게 보이는 것 등이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조그마한 나라 이 나라가 정말 아름다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내 조국이라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기도 했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나라 즉 한국을 예부터 "솔롱고스"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그 뜻은 "무지개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라고 한다. 그 당시 그 말을 나는 어느 잡지에서 읽었을 때 옳은 말이라 생각했고 ..

기본 2005.07.10

종이학

종이학 글 : 박동수 접고 접어 빈틈없는 공간에도 그대 그리움 숨길 곳 없어 접혀진 속 깊은 곳 여백 그대 가슴 속 메마른 눈물이라도 가둬 뒀을까 파란 창공이 훤히 비어 있어도 날수 없는 날개 파닥이지 못하고 언제나 가슴 아린 기다림으로 울 대 세우고 빈 마음의 여백을 하얗게 탈색하는 무거운 기도일 뿐 접고 접어 천마리의 학이 되어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원을 빌며 넓은 하늘 먹고 먹으며 훨훨 날아올라 빈 여백에 머물든 사랑을 별처럼 뿌릴 수 있을까 아. 종이학의 사랑이여

기본 2005.06.26

인생 3

인생(人生) 3 글 : 박동수 세월을 멀리 따라갈수록 몸과 마음의 갈등이 자주 느껴진다 마음이 즐거워 머물고 싶어 지는 날 몸은 나 몰라라 멀리 가면서 어디엔가 상처를 만들고 움직이기 힘드는 노쇠의 밤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는 일이 어둠으로 캄캄한 동굴 같은 곳에 머물러 있을 때 길이 멀고 어디로 갈지 막막해도 마음의 아픈 상처를 싣고 걸어나오는 용기도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즐거운 곳에 머물러 있고 싶지만 쉬임없이 걸어야 하는 몸은 세월의 뒷자락을 붙들고 머물 수 없는 낯선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 봅니다 차가운 날 뜨거운 날 늘 새로운 삶의 길에서 눈이 내리기도 무더워 지기도 해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으로 엉켜 몸은 늙어야 하지만 마음은 아직 시작일 듯 푸른 길 위에 서 있는 날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기본 2005.06.20

꽃과 나비

꽃과 나비 글 : 박동수 갈무리하지 못한 연민 세월 흘려 보내며 이토록 아픈 외로움 일 줄이야 긴 세월 속 숱한 인연들 속에서도 잊혀질 수 없는 옹이처럼 굳어만 가네 분주하게 돌아가는 풍차 끝에 매달아 털어내려 해도 미움일지 슬픔일지 모르는 기억은 어지러움도 없이 매어 달릴 뿐 횃불 속을 몸을 던져 태우는 하루살이처럼 태울 수 있다면 그대 마음 문 앞에 꺼지지 않은 횃불 하나 피우리라. 20050518

기본 2005.05.16

어머니의 애상

어머니 애상 3 글 ; 박동수 * 된장찌개 밭고랑 열고 씨앗 심지 않고 깍지 불어내지 않아도 콩은 지천인 세상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구수하지만 그 속엔 당신의 후한 손맛이 없고 그리운 얼굴 비치지 않습니다. * 인절미 가마솥에 지어낸 찰 밥 떡메 치지 않아도 보기 좋은 인절미 푸짐한 세상 김이 모락모락 솟는 배달된 갖가지 인절미 그 속엔 당신의 기름 묻은 손맛 즐거워하든 주름진 얼굴이 보이질 않습니다. * 고추장 메워 흐른 눈물 닦으며 버무려 내시지 않아도 포장된 고운 빛 고추장 배달되는 세상 그 속엔 당신의 사랑이 없고 고추장은 메워야 하고 세상도 맵게 살아야 한다던 당신의 가르침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20050512 Music : Mather of mine

기본 200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