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60

도시의 비둘기

도시의 비둘기 2 글 ; 박동수 발가락이 없다 부지런한 날개 짓도 잊어먹은 지 오래다 시맨트 바닥에 앉아 소리만 내면 던져주는 먹거리 비만을 관리하기도 부담이다 쓴 커피 한 잔을 들고 공원에 느슨히 앉아서 킥킥거리며 핸드폰에 추천 한 번 누르면 금전 증여와 즐비한 먹거리부자 된다 자유 통일 평화의 상징으로 비상하는 일도 없다 날개는 퇴화되어 가고 뱃살만 늘어나는 도시의 하루 누군가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이 있을까? 없을까? 도시의 젊은 비둘기들 20210308

기본 2006.07.31

타인

타인 글 ; 박동수 밤 기차엔 마주보며 긴 밤을 접으며 가는 얼굴들 종착역까지 말 한 마디 하지 않는다. 701호 702호 아파트는 한 엘리베이터를 타며 마주보며 산다. 언제나 말없이 아무 탈 없듯이 살다가 돌아가는 길 멀지만 늘 마주보며 사는 이웃 같은 얼굴들 말 한 마디 하지 않은 긴 여정 삶의 종착역에서도 언제나 타인이고 아무 탈 없듯이 총총 걸어서 돌아가는 사람들 20060721

기본 2006.07.21

꿈보다 더 먼 꿈

꿈보다 더 먼 꿈 글 ; 박동수 밤 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다 사라져가는 것이 새벽바다에 빛 잃어가는 고깃배의 집어 등불에 생각이 머문다 비늘 빛을 뒤척이며 회유되는 고기 때들이 등불을 별인 양 유혹되어 꿈을 꾸다 채여 죽어가는 것 우리 영혼을 낚시질 해대는 밤별 같은 유혹의밤 죽음인 줄 모르며 채여 유영하는 혼들의 꿈보다 더 먼 꿈속을.. 20060701

기본 2006.07.02

노고지리

노고지리 글 : 박동수 종다리 하늘 수놓든 시절 하늘과 땅엔 소리 가득하다 지지비리 지지비리 평화로운 녹색의 소리 청명(淸明)이 오동을 깨우고 곡우(穀雨)가 담을 넘어 오월을 훔치고 있을 제 이 땅의 노고지리는 어디로 갔을까? 세월 어수선하여 토종인지 신종인지 모를 변종들이 거리를 을씨년스럽게 하는 날 입을 묶고 소리조차 끊어버린 지금 이 땅 들녘 어디에도 침묵의 오월만이 스쳐 가는구나 20060527

기본 2006.06.27

아아! 잊으랴 어찌 이날을...

아아! 잊으랴 어찌 이날을. 글 : 박동수 아! 우리가 어찌 이날을 잊으랴 우리가 우리가 모두 혼돈으로 적이 되던 날 백의에 핏물을 뿌리던 날 호미와 괭이가 총 뿌리가 되던 날 해방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 우리는 백의를 벗어 던진 무리에게 피를 흘리며 땅을 쳐야 하던 날 님의 목숨 걸어놓고 아비의 목숨을 걸어놓고 오라비. 형의 목숨 걸어놓고 남쪽 남쪽으로 가야 했든 날 내 조국을 내손으로 피로 물들이던 날 김일성 하나의 야욕을 위해 삼천만이 울고 울었든 날 내 어린 발바닥이 부르트던 그날 나는 기억 한다네 그 아귀 같은 적의 발톱을 피해 남으로 가든 날 누가 이날을 6.25라 하지 않은가? 누가 이날을 잊으며 살라 하는가? 너희들이 조국의 값을 아는가? 누가 내 부모 형제들의 피 값을 아는가? 나는 아..

기본 2006.06.26

유월의 숲 속에서

유월의 숲 속에서 글 : 박동수 초록의 가슴을 안고 유월의 속으로 들어서면 당신의 모습 보이기 전에 초록의 노래 먼저 들리어 오고 줄줄이 매 달린 아카시아 꽃들이 하얀 신기루에 묻히고 향기 먼저 찾아오네 내 사랑이여 모습 보이지 않은 파란 신기루 속일지라도 기다림으로 거기에 있다면 유월의 향기처럼 유월의 노래처럼 나 또한 거기 있으리라 유월의 숲에서 그대 비취색 사랑을 위해 더 가까이서 당신을 부르려 하네! 200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