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무지개가 뜨는 나라

靑鶴(청학) 2005. 7. 10. 01:44
      무지개가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 글 : 박동수
      한때 외국 출장이 아주 많았든 시절 덕분에 항공편 이용으로 공중에서 우리나라 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편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내 나라이지만 참 아름다운 땅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구름이 약간 끼는 날이면 슬쩍슬쩍 지나치는 사이로 맑은 산천의 녹색이며 가끔 눈에 띄는 조그마한 호수들은 파랗게 보이는 것 등이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조그마한 나라 이 나라가 정말 아름다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내 조국이라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기도 했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나라 즉 한국을 예부터 "솔롱고스"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그 뜻은 "무지개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라고 한다. 그 당시 그 말을 나는 어느 잡지에서 읽었을 때 옳은 말이라 생각했고 그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는 민족이구나 생각하며 우쭐한 기분을 느꼈다. 어제 어떤 일간지에서 초등학교에서 몽골의 문명을 익히기 위해 몽골의 취업 입국한 젊은이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문화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기 전에 몇 마디에서 솔롱고스란 말이 다시 나왔고 그 말의 뜻이 무지개 나라임을 말하고 예부터 한국을 좋게 봐왔다고 한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며칠 전에 동해안과 그리고 내륙의 중앙고속도로를 드라이버 여행을하며 본 것이 생각난다. 무지개는 천연의 요새 같은 맑고 신선이 놀 수 있는 옹달샘이나 선녀들이 목욕 할 수 있는 은밀한 자연 속의 오염되지 않은 개천에 뿌리를 박고 뜬다는 우리의 아름다운 속설들이다.
      그런데 내가 본 산속이나 산에서 내려오는 실개천. 어쩌다 볼 수 있는 옹달샘 그 모두가 무지개가 뜰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백두대간을 따라 남으로 뻗어 내린 중앙고속도로 차를 몰고 가다 보면 곳곳이 푸른 산을 깎아내린 절개지에 산은 살점 떨어진 아픔에 떨고 있고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몰라도 개천엔 송사리 한 마리 찾기도 힘든 오염으로 지치고 시골길에도 매연으로 오염되어 무지개를 끌어 들일 곳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기회가 별로 없어서 어느 정도 괴로운 일을 벗어나긴 했지만 근래 어느 친구가 일러주는 말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항공기에서 서울이나 시골이든 내려다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내려보고 싶지도 않다는 이야기.
      곳곳에 땅은 맨살을 들어내 놓고 피를 흘리고 산산이 절개되어서 산 짐승들의 서식이 이동부터 힘들게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 답든 자연들이 몇 십 년의 시간 안에서 망가지고 버림받은 땅이 되어가는 것은 자연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람의 손에 의한 재앙이라는 것이다. 너와 나의 손에 의하여 이 땅에 "솔롱고스"가 사라져 간다는 사실은 우리는 알고 있는가 아니면 모르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이 되기 위하여 우린 그것을 저버리는 걸까 부한 나라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 버리는 것일까. 나 하나 잘살기 위하여 너도, 당신도, 우리의 땅도, 강(江)도, 자연을 훼손해야 하는지 더구나 "솔롱고스"란 말도 이 역사의 지면에서 지워야 하는 것인가 내 스스로에 묻고 싶다. 이렇듯 땅과 바다 산과 강물 공기들을 마음의 가책도 없이 훼손하는 우리는 하늘을 거슬리는 죄를 짓고 있는 것 곧 창조의 신에게 도전하는 어리석음일 것인데 나 하나를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이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
      어떤 공상 영화에서 자연을 다 훼손하고 보니 땅 위에서 살 수 없게 되어버린 뒤 인간은 땅 밑 지하문명을 구축하고 살면서도 서로 분쟁하는 장면이 섬뜩하게 느껴 지기도 한다. 사람은 오만의 경지를 느낄 때면 신에게 도전하는 우범을 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바벨탑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으리 인간은 위대함을 지니고 있는 동물이다 그러나 그 위대함을 준 절대자에게 순응을 하며 살 줄 알아야 하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물론이지만 먼저 자연을 사랑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땅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은총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이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로 받은 민족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것을 가꾸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솔롱고스" "무지개가 뜨는 나라"가 다시 오는 날까지.

'기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당연필  (0) 2005.07.27
산아  (0) 2005.07.13
종이학  (0) 2005.06.26
개망초  (0) 2005.06.22
인생 3  (0) 200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