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는 곳

갈 대

靑鶴(청학) 2004. 2. 7. 22:51

 

갈 대 

 

                                             시인 : 신경림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였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무엇에 시달리고 무엇에 그렇게 바쁜지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온지 조차 생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내가 스스로 몸을 떨고 

울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고 산다.


시인의 말대로 산다는게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가끔은 내 하는 일을 팽개치고 아무도 없는
강 모래에서 갈대가 되어 

울고 싶을 때가 있으리라. 
                         

 *음악 : Oh my love my dar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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