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글 : 박동수
허허한 봄 밤 창가에 비치는
하얀 꽃빛이
누구일까 헤이는 동안
쓸쓸한 웃음 띄우며 다가오는
너의 모습
또 내가 꿈을 꾸는가 보다
달빛보다 더 밝다고
나무 밑에 앉아
배꽃 향기에 취해 밤을 세우던
넌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잎이
날리고 있네
애틋하게 부르짓던
너의 사랑의 긴 사연은
배꽃 잎에 묻어 날리고 있는데
너는 이 봄 밤을
어느 나무밑에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가
그리운 친구여!
..........................
-- 시작 노트 --
나의 어린 시절은 일제강압 시대였다. 가난과 함께 배고픔이 끼니를 때우는
시간보다 더 많았던 시절이다. 그 당시 우리지역에는 일본인의 과수원이
하나 있었고 유일하게 권부자라는 조선사람의 과수원이 배 밭으로 하나
있었고 그 집 둘째 아들이 나의 절친한 친구이다. 그 이름 "권*순"이다.
그는 배 밭에서 놀기를 좋아해서 나는 친구 따라 배 밭에 자주 놀러 가기를
좋아했다. 물론 놀기도 좋지만 그 밭에서 배 먹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귀한 과수원이고 해서 나는 그가 몰래 좋은 것을 한 아름 따다 주면 몇몇이
서로 먹는 시합이라도 하듯 먹고서 집에 오면 그날은 화장실 가기가 바쁘다.
배의 과식일수 밖에 더는 핑계 댈 수 없는 병을 얻는 거다. 그렇게 자라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진학과 삶의 터전으로 각각 해어지고 소식을 알 수
없도록 긴 세월을 살았다. 수 십 년을 애틋한 친구와 만나지를 못한 어느
세월 부고를 받았다. 이순이 넘도록 결혼 해보지 못한 그 친구는 고향에서
눈을 감았다는 부고를.... 어린 시절 보던 그 배꽃을 나는 지금 내가 사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날(사진1.2.3.4) 옛날 아련한 시절의 사랑하던 친구의
꿈을 꾸면서 배꽃 잎이 날리는 배 밭 울타리 밖에서 서서 시간을 보내면서
슬픈 눈물로 나는 가슴을 웅크리고 있다. 배꽃이 달빛보다 더 밝다고 우리에게
설명하면서 뭔가 꿈을 꾸던 그 친구 왜 결혼을 안 했을까 궁금한 원인들이
많지만 나는 안다. 꿈의 나라의 공주 같은 사랑을 원했기 때문 일거다.
입 버릇처럼 내 귓가에 속삭인 말이기 때문 일거다. 꿈을 배꽃의 향기
속에서, 그는 꿈나라의 공주 같은 여인의 향기로운 사랑을 원 했기 때문이
리라. 사랑하는 나의 친구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천국에서도 바람에 날리는 향긋한 내음의 배꽃 밭에서 꿈을 꾸고 있을까.
아 그리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