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새벽
글 : 박동수
온종일 타다 남은
태양의 불씨가 노을이 되어
새 아침을 위해 어둠 속으로 잠적하고
멍에에 지친 망아지처럼
축 늘어진 인생
까만 공간으로 빨려가
죽음 같은 고요를 먹는 나른한 밤
안개 빛으로 메말라 버린
감을 수 없는 눈망울
날줄 씨줄 짜깁기해도
없어지지 않은 삶의 가파른 상처
희멀건 상념의 마취에 취한 채
도마 위로 구르며 아우성치는
연어 알 같은 영혼
어둠을 깨고 꾸역꾸역 시장거리로
바퀴벌레의 집념으로
피멍드는 날개를 비비며
앙칼진 소리를 탈출시킨다.
바싹 마른 눈꺼풀이
열리지 않은 초여름 날
북어 태 같은 살갑게 마른 바람을
질겅질겅 씹어 뜯으며
한 모금씩 또 한 모금
어둠을 뱉어내며 풍뎅이처럼
푸드덕거려야 하는 신 새벽
20150318
-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