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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숲의 연가

미루나무 숲의 연가 글 : 박동수아주 작고 청아한 소리가흔들리는 미루나무 잎에서 들리고음율 속에서 찾아낸 것은그리움이었습니다노란 낙엽으로 변한 고향집 미루나무 잎엔잊을 수없는 보고픔이 채색되고가을날 소슬바람에 부딪치는 잎들의 몸부림이 청아한 노래가 되어어머니의 깊은 사랑가을 햇살에 묻어가는 날 노을이 발갛게 물들면흘러간 세월의 아쉬움을 달래며사랑 했노라고가을빛에 노래를 전합니다 20180825

가을처럼 살고 싶다

가을처럼 살고 싶다 글 : 박동수 순박한 채색이 물든 가을처럼 살고 싶다 붉게 물들어가는 들녘을 보면서 시인의 가슴을 백지 위에 널어놓고 애절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 이별이 가득한 마지막 계절일지라도 나는 가을처럼 가슴속의 사랑의 존재를 느끼고 싶다 너와 내가 서로 하나가 될 수 없었다 한들 헤어진 수 갈래의 슬픔을 감추면서 한 세상을 가을처럼 아름다운 채색으로 물들어 가며 선명하게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백발을 머리 위로 날리면서 내 몸은 식어진 음식처럼 되었다 한들 나의 삶은 붉은 소스 빛을 발하는 가을처럼 살고 싶어 질기고 긴 삶을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20180818 - music -

노을

노을 1 글 : 박동수 가슴 깊은 밑으로 내려앉는 어둠의 무게 사이로 겨우 살아난 작은 불씨가 허덕이던 더위 속 노을로 다가오는 저녁 다 비워졌던 횅한 가슴은 허물어진 문을 열고 구멍난 풍선처럼 쐬한 바람을 뿜어 낸다 쭈그러든 생각 속에는 조금씩 물기가 돌고 가을의 오색 냄새를 맡으며 혹독히 퇴페된 이념의 전쟁 속에서 팽배한 고통을 노을빛으로 태워본다 20180821 - music -

기본 2018.08.21

무궁화(無窮花)

무궁화 글 : 박동수 끝없이 피기를 원한 이름이었다 장미처럼 정념을 흘리거나 목단처럼 우아함이 없어도 무궁하기 그지없이 피는 꽃 애국의 훈장 위에서도 피고지는 우리의 나라 꽃 삼복 더위같은 폭염의 세대 의(義)를 잊은 이념의 물결에도 한 줄기 잡목 끝에서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무궁하게 피는 초라한 꽃 우리의 나라 꽃 현란한 이 하늘을 삼키지도 말며 온화하게 순정으로 피고 끝없이 피는 꽃이 되어 태극의 나라를 영원히 가슴에 안으라 너의 겸손과 절개를 기원한 우리의 나라의 꽃 오늘은 어찌 내 가슴 속에서 슬픔으로 피고 지는가 2018년8월15일 슬픈광복절 날에

기본 2018.08.17

메꽃(a convolvulus)

메꽃(a convolvulus) 글 : 박동수도로공원에 메꽃이 피었다.낯설은 서러움에 분홍 빛이 더 짙다 그 옛날 보릿고개 높을 때젖가슴이 봉긋한 옛 누이들이메꽃의 뿌리 구워배를 채우며 재잘거리든 정겨운 소리가 아직 기억되지만풍요한 오늘 도시에는버림받은 음식 하천 찌꺼기로 쌓이고보릿고개 시절 살가운 언어는악취 속으로 사라지며옛날 정겨움은 추억일 뿐도시의 호화로움은 메꽃의 기억엔언제나 낯설기만 하다. 20180728

한 낮의 나의 기도

한 낮의 나의 기도 글 : 박동수 주님! 먼 길 돌아서 돌아서 망설임 없이 가난한 빈 자리에 섭니다 내 안에 검은 마음이 울컥 설움에 가슴이 쓰려 옵니다 아름다웠던 노을 속의 황홀은 선한 기운에 무너지고 빈약한 삶의 기지와 도도한 마음이 한량없이 가난함을 느낍니다 이 순간까지도 유혹되는 자유롭지 못한 군내 나는 아집이 불어오는 황사처럼 답답함 주님 내 가슴을 여는 힘을 주소서 여름 숲의 향기 같은 당신의 사랑에 짓물러져 새처럼 자유롭고 꽃처럼 아름다움과 순결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다가오는 작은 환란에서 내 부끄러운 참회로 벗어나게 하시고 여름날 녹색 숲의 언어처럼 모두가 기도되어 흐르게 하소서 - 음악 -

유월의 슬픈 노래

유월의 슬픈 노래 글 : 박동수 가시담장을 기댄 채 피빛 꽃망울을 머금은 붉은 장미 쓸쓸한 바람으로 가신님 체취를 못 잊은 듯 조국의 하늘을 뜨겁게 물드리고 오랜 침묵속 태우다 뜨거워진 사랑을 감춘 푸른 숲들이 일렁이며 솟구치는 아픔을 장미 꽃빛으로 피는 유월 조국의 얼을 위해 간절하게 몸부림치다 간 산 산마다 누운 내 아픔의 연고의 영들이여! 선혈을 토해내는 뻐꾹새의 애절함처럼 아직도 황사바람이 불어오는 내 조국을 장미 빛으로 토하는가 아! 유월에 쓸어져 간 장미 빛 같은 젊은 혼이여! 20080606 --6.25에 붙이다--

기본 2018.06.28

긴긴 수평선처럼

긴긴 수평선처럼 글 : 박동수 해안을 감도는 쓸쓸하고 초라한 물 안개가 수면따라 일렁일 때면 긴 이별의 해후(邂逅)를 꿈꾸며 안부를 뇌인다 짠 바닷물의 노호를 받아내는 늙은 바위처럼 몸을 굳힌 채 가슴속으로 깊숙이 잠복된 꿈속을 헤맨 사랑이 언제 성난 파도가 될지 모르지만 조용한 바다의 긴 수평선의 선명함처럼 너에게도 긴긴 축복이 이루어 지기를 기도한다 20140822 - music -

부평초 2

부 평 초 2 글 : 박동수 때로는 매연에 지치고 거리 물결에 밀리는 지친 눈망울 어디서 밀려와 갓길 인생으로 출렁이는가 허우적거려 봐도 설수 없는 부평초 운명 바람에 밀려가는 날 물속은 언제나 싸늘한 별 빛 머물 곳 없는 부평초 계절에 밀려가는 철새의 무리 마른 바람에도 떠도는 민들레 씨앗처럼 부평초의 안식은 어디쯤일까 20061220 제1시집 : "불꽃으로 사는 마음"에서 - 음악 -

기본 2018.06.10

돌아서서 보자

돌아서서 보자 글 : 박동수 지나온 자리가 험해도 돌아서서 보는 눈엔 조용한 음악이 악보를 꽂으며 깊은 상처를 메우고 오네 마른 뼈의 소리가 생기를 깎아 내리듯 처참하기만 하지만 삶을 이긴 출렁 다리는 긴 행렬에 기쁨을 나누고 질뚝질뚝 오는 안개 속 봄은 이별 곡을 흥얼흥얼거리던 마지막 순례자에겐 빛 좋은 새로운 꿈이어라 2018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