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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뜨는 나라

무지개가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 글 : 박동수 한때 외국 출장이 아주 많았든 시절 덕분에 항공편 이용으로 공중에서 우리나라 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편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내 나라이지만 참 아름다운 땅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구름이 약간 끼는 날이면 슬쩍슬쩍 지나치는 사이로 맑은 산천의 녹색이며 가끔 눈에 띄는 조그마한 호수들은 파랗게 보이는 것 등이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조그마한 나라 이 나라가 정말 아름다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내 조국이라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기도 했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나라 즉 한국을 예부터 "솔롱고스"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그 뜻은 "무지개 뜨는 나라(СОЛОНГОС)"라고 한다. 그 당시 그 말을 나는 어느 잡지에서 읽었을 때 옳은 말이라 생각했고 ..

기본 2005.07.10

종이학

종이학 글 : 박동수 접고 접어 빈틈없는 공간에도 그대 그리움 숨길 곳 없어 접혀진 속 깊은 곳 여백 그대 가슴 속 메마른 눈물이라도 가둬 뒀을까 파란 창공이 훤히 비어 있어도 날수 없는 날개 파닥이지 못하고 언제나 가슴 아린 기다림으로 울 대 세우고 빈 마음의 여백을 하얗게 탈색하는 무거운 기도일 뿐 접고 접어 천마리의 학이 되어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원을 빌며 넓은 하늘 먹고 먹으며 훨훨 날아올라 빈 여백에 머물든 사랑을 별처럼 뿌릴 수 있을까 아. 종이학의 사랑이여

기본 2005.06.26

인생 3

인생(人生) 3 글 : 박동수 세월을 멀리 따라갈수록 몸과 마음의 갈등이 자주 느껴진다 마음이 즐거워 머물고 싶어 지는 날 몸은 나 몰라라 멀리 가면서 어디엔가 상처를 만들고 움직이기 힘드는 노쇠의 밤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는 일이 어둠으로 캄캄한 동굴 같은 곳에 머물러 있을 때 길이 멀고 어디로 갈지 막막해도 마음의 아픈 상처를 싣고 걸어나오는 용기도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즐거운 곳에 머물러 있고 싶지만 쉬임없이 걸어야 하는 몸은 세월의 뒷자락을 붙들고 머물 수 없는 낯선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 봅니다 차가운 날 뜨거운 날 늘 새로운 삶의 길에서 눈이 내리기도 무더워 지기도 해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으로 엉켜 몸은 늙어야 하지만 마음은 아직 시작일 듯 푸른 길 위에 서 있는 날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기본 2005.06.20

꽃과 나비

꽃과 나비 글 : 박동수 갈무리하지 못한 연민 세월 흘려 보내며 이토록 아픈 외로움 일 줄이야 긴 세월 속 숱한 인연들 속에서도 잊혀질 수 없는 옹이처럼 굳어만 가네 분주하게 돌아가는 풍차 끝에 매달아 털어내려 해도 미움일지 슬픔일지 모르는 기억은 어지러움도 없이 매어 달릴 뿐 횃불 속을 몸을 던져 태우는 하루살이처럼 태울 수 있다면 그대 마음 문 앞에 꺼지지 않은 횃불 하나 피우리라. 20050518

기본 2005.05.16

어머니의 애상

어머니 애상 3 글 ; 박동수 * 된장찌개 밭고랑 열고 씨앗 심지 않고 깍지 불어내지 않아도 콩은 지천인 세상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구수하지만 그 속엔 당신의 후한 손맛이 없고 그리운 얼굴 비치지 않습니다. * 인절미 가마솥에 지어낸 찰 밥 떡메 치지 않아도 보기 좋은 인절미 푸짐한 세상 김이 모락모락 솟는 배달된 갖가지 인절미 그 속엔 당신의 기름 묻은 손맛 즐거워하든 주름진 얼굴이 보이질 않습니다. * 고추장 메워 흐른 눈물 닦으며 버무려 내시지 않아도 포장된 고운 빛 고추장 배달되는 세상 그 속엔 당신의 사랑이 없고 고추장은 메워야 하고 세상도 맵게 살아야 한다던 당신의 가르침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20050512 Music : Mather of mine

기본 2005.05.12

연어의 길

연어의 길 글 ; 박동수 모천, 둥지, 아직 어미의 등뼈 가시 삭아 없어지지 않은 날 떠나야 한 어린 가슴에 눈물 흘렀을까 얼마나 그리워 생과 죽음의 경계를 오락가락하면서 먼 길을, 아니 연어의 길을 택해야 하는가 나침반 하나 없는 어두운 바닷길 수만 리 영혼의 소리 영혼의 부름으로 돌아오는 거지 아무 즐거움 없고 죽음만이 있는 곳 내 모천(母川) 그리움일까? 운명일까? 사랑일까? 20040503 흐르는 음악/First of May

기본 2005.05.03

용암골 갈매기

용암골 갈매기 글 ; 박동수 이른 햇살에 이슬이 힘없이 마를 때 안개 피는 용암 골 개천 갈매기 한 마리 아직은 오염의 언저리서 창백한 빛으로 흐르는 개울 쉴 새 없이 펄럭이며 기웃거리는 마음은 산바람을 일궈내고 자맥질 대신 낄낄거리며 산울림을 만들어내는 갈매기는 누구일까? 강과 바다는 허무한 오염으로 소멸한 청정(淸淨)은 먼 길 허공으로 떠나고 골짜기 실개천을 날아온 갈매기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구름처럼 떠도는 생이지만 거짓과 허망으로 오염되어가는 부표 없는 이 땅과 바다 어찌 외로운 눈물 출렁이지 않을까 구정물로 변해가는 세상 물길 위에 배를 깔고 하루를 사는 티 없이 순박한 미물일지라도 훨훨 나르고 싶지 않았을까 날개를 펴고 아쉬운 마음 쏟아두고 산 깊은 골짜기 날아왔으리. 저 갈매기는 나일까 너일..

기본 2005.04.15

옛 사람아!

옛 사람아! 글 : 박동수 기억들을 깎아낸 자국 면경처럼 빛나고 사랑과 미움의 길목에서 머뭇머뭇 세월을 잃어가며 13월의 햇수를 꿈으로 헤맨 날 어찌하랴 흐릿한 꿈속에서 나를 찾지 못한 체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행보 시간만 접어내는 빈손인 그 날들이 기억 저편에서 서성이고 있음이 살아가는 것은 놓아버리는 것과 놓지 못하는 몸부림의 세월 그래도 하루를 이어내는 시간이 아픔 없이 가버린다면 그나마도 무의미한 것 행여 잊어가는 길 있다면 엮어질 수 없는 인연 세월을 탓하랴. 20050407

기본 200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