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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다

바 다 글 : 박동수 넓는 가슴 세월의 자국 안고서 서러워도 울지 못해 가슴은 파란색으로 채웠다. 파란가슴 모서리를 찢으며 떠 오르는 태양 짙게 감춰진 깊은 속내를 비추는 날 속내는 끓어 오르는 파도가 되어 바위를 치고 흔들며 스스로 깨어지고 부서진다 부서지고 깨어지며 하얀 물보라로 몸부림 치는 파도는 다시 깊은 파란 흔적으로 되돌이하는 것은 벗어날 수 없는 너의 속성 방울방울 거품 알알속을 사랑으로 부풀려 띄우는 것 그대의 숙명 어느 날 태양이 맑은 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네 눈망울 속에서 포용하는 깊은 사랑이 풍만하게 생동하며 조용한 파문을 일고 있을 때 그대의 뜻 깊은 곳 몸 던져 당신의 품안으로 헤엄 처 가리라 창조자의 마음 우아하고 화려함 깊고 깊은 그대의 앞에 내 닻을 내려 우뚝 서는 날 ..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글 : 박동수 살아간다는 것은 마지막으로 향해가는 몸부림 노을에 물들어 싱그러운 기운조차도 잃어버리고 산 넘어 어두운 늪으로 사라지는 태양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태양처럼 사라지는 길을 이어가는 연극무대 관람석 의자에는 구경꾼들이 팝콘을 씹으며 비리 한 듯 즐기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춤을 추면서 끝으로 향한 외로운 길을 가는 것 20040723

기본 2004.07.23

장마비 사이에 피어난 꽃들

엉겅퀴와 귀뚜라미 강냉이와 수염 가지나무 꽃 고추와 꽃 7월에 핀 흑장미 꽃비 개인 잠깐의 시간 수락산 안개 장마비 사이에 피어난 아주 짖궂게도 오는 장마비가나를 집안에 가두고 몸서리 치도록답답하게 만들어 간다어허! 비가 잠시 잠간 쉬어 가는지약간 훤해지고 수락산봉에 안개가 피었다수락산 봉에 안개가 걸리면 비가 그친다고 하더라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메고서내가 가꾸든 터 밭으로 달려갔더니잠깐의 햇볕에 엉겅퀴와 이름 모른 꽃이 고개를 들고 일주일 동안 돌아보지 못한 고추는 싱그럽고 미끈한 가지나무에 자랑할 만한 길쭉한 가지가 매끄럽다가끔씩 햇볕 쬐는 여름날이면 무척도햇볕을 원망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인데이런 날은 햇볕이 이렇게 싱그러울 수 있는..

기본 2004.07.17

7월의 장미

7월에 피는 장미 글 : 박동수 녹색이 소리치는 계절 5월이였음 황홀할 빨간 장미 한 송이 무리무리 지어 아름답든 장미들의 잔치 다 가버린 7월의 장미 외로워라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하여 일년을 쉬지 않고 가시바람에 살다 계절을 잃고 초록의 날 피었을까 세월 하 수상 해 피는 날 잃고 외로워라 살아감은 종이 접기처럼 지겹도록 인고함에 고해를 건널 수 있지만 죽음은 한 잔의 차를 비우는 듯 한데 네 어이 시들어짐을 피하며 가시바람 안고 긴 삶을 살려 하였더냐 가고 오는 것은 그대의 지혜로 푸는 것이 아님은 쉬 알 것이 어든 시절을 거스르지 말고 준비하는 겸손으로 네 사랑을 꽃 향기와 함께 온 누리에 나눌 것을 20040712

기본 2004.07.12

꽃잎 사랑

꽃잎 사랑 글 : 박동수 열병환자 목젖처럼 쪼그려 들며 지든 꽃잎 자리에 자리 잡은 씨앗 안은 결실 오 유월의 인내 자리자리 마다 서러운 사랑 여름 장마 무더운 세월 보내며 한 서린 아낙네 한숨에 익어가듯 불그레한 눈물 빛깔 가득 채워지는 기다림은 그리운 결실의 기억 다시 올까 미련이지만 메 마른 낙엽으로 가로등 불빛 아래 맴돌다 구석진 골목길로 흩어지는 바람 아침 날 물안개같은 사랑이여 20040625 Music : 사랑이 지는 이자리

기본 2004.06.25

어머니의 편지 1. 2

어머니의 편지 1 글 ; 박동수 뒤뜰에 네가 심은 용설란이 하얗게 피었단다 추운나라 속옷 한 벌 보내 마 챙겨 입고 끼니 거르지 마라 30년 세월 아직 도착 않은 소포 편지지 자국 그대로인데 어머니는 흰 버선 신으시고 종종 가시고 귀밑머리 서리 낀 세월 아직 집배원 기다리는 마음 애닯다 천국에도 용설란이 피었는가 용설란 하얀 빛으로 밤마다 내 가슴을 두들기며 얘야 설 명절인데 어떻게 챙겨 먹고 입는가 또 무엇을 소포로 보내시는 걸까 백발 머리 성성한 세월 가슴에 쓰여 진 편지 우체국 차 앞을 서성이는 마음 설웁다 어머니의 편지 2 글 : 박동수 간밤에 허리 통증에 잠 설치고 있는데 네가 왔더구나 쓰다듬고 주무르더니 쉬 잠을 자고 일어 났다네 반세기 흐르는 세월에 한번도 어머니 허리 주물러드린 기억 없어 ..

기본 2004.06.18

허리 삐든 날

허리 삐든 날 글 : 박동수 삐끗한 등 허리 우주가 내려 앉았다 솜털이 하얀 셋 아이들의 운동장, 놀이터가 삐쳐 휘어진 등뼈에 생각 나는 것도 굽는다 세월은 노을 산에 걸린 해가 되여 바랜 빛으로 부서져 내리네 어린 새 나이 들어 날아가고 무디게 굽혀진 등걸에 새끼의 쪼아댄 깊숙이 패어진 주름 살아온 세월의 눈물자국 세며 구겨온 나이 노을 길 쟁기지고 걷는 암소처럼 네 발 엇박자 되어 걸어가네 Music : 청산에 살리라 / 조수미

기본 2004.06.10

아카시아 꽃

아카시아 곱게피는 오월 강가에서 글 : 박동수 용암 골 골짜기 깊은 데서 다급한 꾀꼬리 울음소리 눈물 겨운데 돌 뿌리에 부딪혀 머뭇거리는 하얀 개울물 정처 없이 바쁜 오월 풀꽃 사이로 비벼대는 정갈한 바람소리에 춤사위 벌이든 오월의 요정들이 하얀 옷 곱게 두르고 녹색 섶에 살며시 기대어 서네 날개소리 윙윙거리며 청명한 한 나절 바삐 날든 벌들의 잔치에 부풀어진 白花는 애꿎은 풀 꽃 위에 머리 풀어 헤치니 향기에 취한 미물조차 꿈틀대는 오월의 하루. - 음악 -

기본 2004.05.22

댄 서

댄 서 글 : 박동수 덴서 (1) 흐르는 음악에 내 육신을 걸어 마음 속에 누적되어 있는 활화산 같은 뜨거운 기를 하늘로 치든 발 끝으로 쏟아 내는 댄서의 춤 서러워 져가는 인생길을 열어 가는 저 바람에 싣고 백색으로 바래진 구름 위로 둥둥 띄워 보낼 수 있다면 영원히 쉬지 말고 돌고 돌아 평화의 이 땅을 위해 춤을 추리라. 댄서여! 댄서여! 댄 서 (2) 구두 뒤축에 힘을 주어 밟아가는 지구 머리에서부터 발꿈치까지 내려 앉은 무거운 오염들은 내 심장을 짓누르고 걸러지지 않은 부조리로 엉킨 역사의 한 모퉁이는 시커먼 숯덩이처럼 메 말라 가는 지금 부셔지도록 밟아 지구의 속 속에 불타는 활화산의 불덩이에 던져 사그라지도록 태울 수 있다면 나는 영원히 쉬지 않은 댄서의 몸으로 춤을 추고 싶을 뿐이다.

기본 200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