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서
글 : 박동수
덴서 (1)
흐르는 음악에 내 육신을 걸어
마음 속에 누적되어 있는
활화산 같은 뜨거운
기를 하늘로 치든
발 끝으로 쏟아 내는 댄서의 춤
서러워 져가는 인생길을 열어 가는
저 바람에 싣고
백색으로 바래진 구름 위로
둥둥 띄워 보낼 수 있다면
영원히 쉬지 말고 돌고 돌아
평화의 이 땅을 위해 춤을 추리라.
댄서여! 댄서여!
댄 서 (2)
구두 뒤축에 힘을 주어
밟아가는 지구
머리에서부터 발꿈치까지
내려 앉은 무거운 오염들은
내 심장을 짓누르고
걸러지지 않은 부조리로 엉킨
역사의 한 모퉁이는
시커먼 숯덩이처럼 메 말라 가는 지금
부셔지도록 밟아
지구의 속 속에 불타는
활화산의 불덩이에 던져
사그라지도록 태울 수 있다면
나는 영원히 쉬지 않은 댄서의 몸으로
춤을 추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