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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날들

혼돈의 날들 글 : 박동수 내가 만일 한 가슴 미여 짐을 막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병든 생명 하나를 고칠 수 있다거나 한 사람의 고통을 진정 시킬 수 있거나 할딱거리는 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E.디킨슨.......... ================= 혼돈의 시대 모든 것은 숫자적 개념에 의하여 믿어지는 그리고 판단하는 시대에 사는 것 같다. 돈의 액수, 그리고 권력의 숫자적 높낮이, 주고받는 사람의 사랑도 어떤 외형적 수에 의하여 판단에서 평가되는 세대. 예수의 부활도 옆구리의 상흔을 만져 보고 믿는 현실주의의 도마 같은 사람들이 사는 세대 즉 언어(문학)의 상실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

기본 2004.04.07

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글 : 박동수 4월은 말을 하지 않는다. 검붉은 피를 흘리며 자유를 부르며 꽃들을 피우려던 영들이 광화문 네 거리서 불꽃 되여 사라짐을! 라일락 꽃 향기처럼 싱싱한 향기를 뿜든 젊은 영들이 분노의 탑을 쌓아 올리다가 사라진 4월의 꽃들이 누구냐고 묻지 말고 그 깃발로 그늘 벗어난 이 거리의 자유를 만끽하기만 하자 죽음이 아니면 자유를 요구하든 곳에 이제는 한가한 깃발이 펄럭이고 타락의 나락들이 우글거리는 광장 슬프다 말하지 말며 동요처럼 노는 아이에게 여기에 그들의 영들이 싸늘한 아스팔트 밑에 사라비아 꽃보다 짙은 피를 토하며 누워 있다고 말하자. 4월이 오면 눈물보다 더 짙은 절규의 함성들이 시멘트 바닥 밑에서 들려 온다고 말하지 말고 바람 속에 떠도는 영들의 함성이 무엇이라고도 말하지 말..

기본 2004.04.01

잊혀진 그림

잊혀진 그림 글 : 박동수 끝없이 깊은 심해이지만 소용돌이치는 날 바다는 파도로 변하고 하얀 물보라에 섞여 피어 오를 때 그리움과 미움이 고요함과 함께 있음을 알았다 그리움의 아픔으로 채워진 바다는 짙은 푸른색에 가려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미움이 동침하는 날 사랑의 뜨거움은 바다의 고요를 깨우고 포효케 만들었다 되새김질 되어오든 잊은 얼굴 가슴에 새겨질 때 찢겨지는 살 틈으로 새빨간 태양빛이 태어나 수면위에 비치는 날 그려 내는 것은 잊혀진 그림 20040327

기본 2004.03.27

섬 - 그리움

섬 글 : 박동수 어느날 떠나고 싶었다 사랑하고 싶은 것도 노래하고 싶은 것도 자유 하고 싶었다. 허리를 잘라 섬이 되어 가슴 넓은 바다 위에 떠 자유를 얻으려 했다 물새들은 바다의 가슴을 쪼아가며 얻어 온 자유로 내가슴에 둥지를 틀고 사랑을 하였다 해는 바다에서 일어나 종일 바다위에서 놀다 뭍으로 가버리고 어두운 밤 별만 반짝이는 싸늘한 바다 모퉁이서 뭍으로 향해 발을 묻은 채 서있다. 그리움 끌어 안아 울고 싶은 뜨는 해야 물어 보고싶은 말 지금 뭍에 선 봄 꽃이 피었더냐 그리고 사랑도 하더냐고.

기본 2004.03.16

날더러 이렇게 살라하네

날더러 이렇게 살라하네 글 : 박동수 하늘 뚫고 한없이 올라가는 고층아파트는 날더러 초가삼간 짓고 살라하네. 차 때기 돈 거두는 꼴 보며 가난한 민초들이 날더러 배추 잎보다 산나물 먹고 살라하네 깨끗하다고 우기며 호박씨 까는 것 보든 거렁뱅이들 날더러 양심선언 하지 말고 살라하네. 개천에 오물 부어넣든 미군들처다 보던 양공주님들 날더러 물은 마시지 말고 콜라만 마시라네 남의 것 빼앗고 싶어 몸살 난 일본 놈들 독도 비둘기들이 날더러 사쿠라 꽃 옆엔 살지도 말라네. 여의도 당黨당黨 밥그릇 소리에 초록, 노랑, 푸른 빨강 색들이 날더러 하얀 꽃피는 배 밭에만 살라하네 세상 참 허무하다 하여 떠도는 구름들이 날더러 날개 달고 하늘에서 살라하네. 헤어지는 쌍 하루에 150인것 보며 이사짐 센터 총각이 날더러 외..

기본 2004.03.08

눈에 묻힌 봄

눈에 묻힌 봄 글 : 박동수 눈이 쌓여 내일을 찾아 갈 길목이 싸늘한 바람에 흔들리고 눈 속에 묻혀 더듬더듬 잃어 간 황량한 벌판에 아카시아 한 그루 서서 시를 읊는다 봄은 허리를 채우는 눈 속에 보이지 않은 듯하지만 기다림의 뜨거운 열기로 눈 속을 녹이고 겨울 바람에 흔들리는 길목 목련가지 세워 내일 길을 보리니 음악 : 바이올린 협주곡5번(봄) / 베토벤 (2004.3.4 촬영)

기본 2004.03.06

봄 눈이 오다

봄 눈이 오다 글 : 박동수 그렇게도 떠나기 싫어 싸늘한 시샘으로 오는 봄 옷자락 붙들고 시린 바람으로 불더니 기어코 이 3월의 밤 꽃 바람을 앞질러 하얀 눈으로 내리는구나 봄 싹이 겨우내 너의 발앞에 엎디어 굴욕을 견디다 겨울 가지에서 기지개를 펴는 즈음 무슨 심술일까 가지마다 아침이면 쓸어질 눈 꽃을 얹고 아직도 네 위세를 떨치고 싶은 욕망을 거두지 못하는것은 스스로 이별의 아픔을 감추려는 잔인한 몸부림인가 어허.세월은 그렇게 욕망으로 붙들어 질 나약한 수레바퀴 같지 않으리 아서라 네 추함을 거두고 이침의 햇살을 고이 담아 봄아씨께 건내고 아픈 이별일지라도 아지랭이 앞서 가는것이 어떠하리. ========================= 오랫만의 외출에 밤늦게 집으로 오려는데 막차는 오지않고 앞이보이질..

기본 2004.03.05

사 랑 이 란 말

사랑 한다 글 : 나 호 열 누가 처음 그 말을 가르쳐 주었는가 나는 누구에게 그 말을 처음 전해 주었는가. 어둡고 습기 찬 곳으로 무릎을 꺾고 허리를 구부려야 보이는 낮은 사람들에게 한 알의 씨앗을 소중히 심듯이 그 날에, 눈물을 한없이 맑아져 갔든가 누가 처음 그 말을 가르쳐 주었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구에게 그 말을 전해 주었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오리바람 몰아치는 높은 나무 가지 둥지를 남겨두고 떠나버린 새 어디에 있는지 바람에 귀를 씻고 침묵으로 눈을 닫는다. ================= "사 랑 한 다" 날마다 하고싶은 말.그건 누구에게 배운다기 보다 그저 자연스럽게 나오는 우리의 입안에있는 말인 듯 하지만 그러나 그건 아닌 듯싶다. 어디에서 든 누구에서 든 배워져서 우리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