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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궂은 날 나의 일기

날 궂은날 내 일기 글 : 박동수 내 고향 (1편) 샛바람이 세게 부는 날 파도는 어깨를 들먹이며 모래 불을 때리고 가벼워 진 모래는 나를 향해 몰아오며 어리석은 놈 시(時) 날도 모르며 살았는가? 네가 살든 옛집은 신축에 부셔나가고 좋아하든 해당화는 공해에 멸절 되었는데 그 긴 세월 무얼 하다가 이제 여길 고향이라 찾아 든 건가 그리운 사람들은 모래로 빚은 묘지에 둥지 틀고 미루나무 울타리는 어딜 가고 보이지 않은 바람벽만 세월을 싸고 있지만 골목 길섶에는 잎 넓은 토란이 웅성대는데 싸 들고 간 내 꿈 어디에도 둘 곳 없어 허둥대며 돌아보는데 정지 문 열고 허리 굽혀 나오는 늙은 어머니 세월이 이렇게 깊었을까 눈물 속의 환상 쇠꼬챙이 길게 갈아 개구리 등허리 찍든 날 밤마다 섧게 우는 개구리 새끼 찾는..

기본 2004.05.12

결 별

결 별 -계절에 붙여서 쓰는 글- 글 : 박동수 봄날 피는 꽃들의 미소 조용한 바람 끝에 그윽한 향기는 결별의 상처로 부서지는 그 아픔을 달래 보려는 한숨일까 푸른 초록에 구르며 다가 온 여름 싱그럽게 풀 향을 날리고 초록의 덧옷 입는 것은 또 한번의 이별을 감추려는 멍든 아픔의 빛인가 지고 시들던 날 미소와 향기는 세월에 할퀸 상처로 멍든 가슴에 또 한번의 마지막 결별을 슬퍼하는 흔적이리 떠나고 보내는 나날 내 여기 짙은 풀 섶에서 너와 함께 발돋움을 하며 별을 새든 추억의 그림자에 손때 묻히며 아쉬운 가슴 여미어 보리라 20041019 Music : If I leave(나가거든)

기본 2004.05.10

녹색 하늘이 흔들릴 때

녹색 하늘이 흔들릴 때 꽃의 계절, 4월은 빗 속으로 돌아가고 이제 5월 황토색 위에 뿌려놓은 온갖 색도 점점 바래져 가고 보리 싹의 낙서로 푸르게 변해 가는 신록이 헤픈 오월의 웃음 속에서 흘러 나오고 하늘을 오르지 못한 흰 바람에 나부끼는 잎으로 더 넓은 지구는 청록으로 변해 간다. 애처롭게 할딱이던 꽃잎에서 느끼지 못하든 율동들이 나무 잎에서 일면서 생명의 움직임이 느껴지게 한다. 난무하든 원색을 벗어나 우울하고 슬픈 날에도 싱싱한 초록 잎에 흔들리다 보면 살고 싶은 욕망을 가슴 뻐근히 다가오는 계절. 꽃의 아름다움은 관능적이라고 하면 잎은 좀더 정신적이라 할 수 있다. 푸른 잎들의 움직임에서 우리는 우주의 감각을 느낄 수 있고 창조자의 눈길과 영원한 음률을 느낄 수 있다 바람에 움직이는 율동에서 ..

비 온후의 오월에

비 온후의 오월에 봄인줄 알았더니 무슨 샘인지는 몰라도 무더운 여름 흉내로 땀방울을 즐기더니 이젠 빗방울을 머금은 채로 돌아서서 싸늘한 봄 시샘을 하는지 차다 그래도 내려 오는 빗줄기에 앙금은 풀어지고 스멀스멀 하늘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작약 꽃잎을 긁어 대니 5월은 그래도 헤픈 웃음을 웃으며 빗속에서 든 꽃을 피우네. 목단 꽃도 한창이고 꽃도 한창이다 빗속에서는 연두빛을 봄기운이 농 짙은 녹색으로 산실의 안간힘처럼 용트림으로 그려 낸다 비는 계절의 뒤채임을 벗어나며 늘 푸른 들녘을 밟아나가 짙게 채색을 즐기며 5월을 만들고 즐거운 종달새는 아직 보리밭에서 우는 것인지 노래하는 건지 소리 내고 있네.

기본 2004.04.30

불꽃으로 사는 마음

불꽃으로 사는 마음 글 : 박동수 인두 끝으로 여민 잿불처럼 불덩이로 사는 것은 이 한 몸 사랑으로 인 치신 다시 볼지 모르는 당신 그리움의 불길입니다 사모하는 마음 영원인 것은 믿음으로 다시 태어나는기다림이니 불덩이처럼 타는 가슴속 죄스러운 영혼 쇳물처럼 녹아 내릴 때까지 훨훨 타려 합니다 어느 누가 내 영혼을 용광로 속 불길로 타 버린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당신 그리움의 쓰라림보다 불꽃으로 태우며 사는 삶이 더 평안일지 모릅니다 20040421 MUSIC : Dear you/김형석

영 산 홍

영산홍 글 : 박동수 산 고개 넘어 떠나 간 그대여! 두견이 우는 소리 듣는가 울음 끝에 쏟아낸 열정 영산 홍 붉어지고 토혈에 지친 두견새 사랑이 무언지 알고 있으리 떠남이 아픈 자국 없앨 듯 했지만 밤새 우는 저 새 영산 홍 가슴 불 태우며 해어짐이 잊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 때문에 더 아픈 사랑인 것을 알기 때문 이리라 활활 타는 가슴 불꽃 되어 온 몸 태우며 뜨거운 사랑 쏟아내는 어느 순간 꽃잎이 핏물 되어 떨어지는 영산 홍 오늘도 슬픈 두견새처럼 사랑을 위해 붉은 객혈을 꿈꾸고 있음이여! 20040419

배 꽃 (梨 花) 1

배 꽃 1 글 : 박동수 배꽃이 피던 봄 수줍타던 어린 시절 봄빛에 힘내어 피던 배꽃엔 얼마나 많은 열매가 열릴까 꿈을 꾸며 즐거워했었지 배꽃을 감상하던 푸른 시절 하얀 꽃잎에 마음을 두근거리며 꿈속에 숨겨진 얼굴이 그리움으로 서러워했었지 배꽃을 어루만지는 세월 하얀 꽃잎 속으로 저물어가는 생의 슬픈 이별 앞에서 못 다한 사랑들이 아쉬워지네 생의 노을이 짙어지는 어느 봄 날 20200315

기본 2004.04.18

우울한 나들이

우울한 나들이 별로 좋은일이 아니라서 그냥 여행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병 문안이였읍니다. 밤 2시에 차를 몰고 부산까지 가는 심정은 그리 편안 한것이 못되더이다. 목회를 은퇴 한분이 치매로 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아니 어쩌면 버렸을지도모릅니다. 이세상의 기억하기도 싫은것을 다 버리고 백치같은 하얀 머릿 속으로 하나님께 가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현재를 기억못하니 아는 것은 과거일 뿐이었습니다. 하는 이야기는 옛날 천진난만 하든 어린시절 놀든 기억뿐이니 그 때의 일을 혼자서 주고 받는일 그것이 전부여서 별로 기억을 못하시는 이의 문안은 슬프고 마음이 아픈 나들이였읍니다. 며칠동안 들려주신 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오가는 도중에 마음 아픈것을 감추며 찍어본 사진을 올립니다.감사 합니다. 모든이에게 축..

창가에서

창가에서 글 : 김용궁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은 당신의 작은 창에 오늘은 꽃다발 한 줌만 놓아 두고 가렵니다. 할 예기 너무 많아 무엇을 토해야 할지 모르거늘 오늘은 당신의 창가에서 소리 없는 세레나데를 부르렵니다 하늘만큼 높다란 울타리에 기대어 창 안의 당신을 훔쳐보는 것도 도둑질이라면 도둑질인 것을 오늘은 아무 말 않고 돌아 가렵니다 유난히도 밝은 오늘밤 기쁨은 그대 몫으로 두고 꽃을 담던 배낭에만 어둠을 담아 소리 없이 돌아 가렵니다 MUSIC : 플롯 협주곡 제1번 G장조 K.313

기본 200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