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후의 오월에
봄인줄 알았더니 무슨 샘인지는 몰라도
무더운 여름 흉내로
땀방울을 즐기더니
이젠 빗방울을 머금은 채로 돌아서서
싸늘한 봄 시샘을 하는지 차다
그래도 내려 오는 빗줄기에
앙금은 풀어지고
스멀스멀 하늘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작약 꽃잎을 긁어 대니
5월은 그래도 헤픈 웃음을 웃으며
빗속에서 든 꽃을 피우네.
목단 꽃도 한창이고 꽃도 한창이다
빗속에서는 연두빛을 봄기운이
농 짙은 녹색으로
산실의 안간힘처럼
용트림으로 그려 낸다
비는 계절의 뒤채임을 벗어나며
늘 푸른 들녘을 밟아나가
짙게 채색을 즐기며
5월을 만들고 즐거운 종달새는
아직 보리밭에서 우는 것인지
노래하는 건지 소리 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