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비 온후의 오월에

靑鶴(청학) 2004. 4. 30. 21:57

 

비 온후의 오월에

봄인줄 알았더니 무슨 샘인지는 몰라도 
무더운 여름 흉내로 
땀방울을 즐기더니 
이젠 빗방울을 머금은 채로 돌아서서 
싸늘한 봄 시샘을 하는지 차다

그래도 내려 오는 빗줄기에 
앙금은 풀어지고 
스멀스멀 하늘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작약 꽃잎을 긁어 대니 
5월은 그래도 헤픈 웃음을 웃으며 
빗속에서 든 꽃을 피우네. 

목단 꽃도 한창이고 꽃도 한창이다 
빗속에서는 연두빛을 봄기운이 
농 짙은 녹색으로 
산실의 안간힘처럼 
용트림으로 그려 낸다

비는 계절의 뒤채임을 벗어나며 
늘 푸른 들녘을 밟아나가
 짙게 채색을 즐기며 
5월을 만들고 즐거운 종달새는 
아직 보리밭에서 우는 것인지 
노래하는 건지 소리 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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