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는 곳 120

사랑은 흘러가고 2

사랑은 흘러가고 2 글 : 박동수 철새가 갈대숲에 차가운 겨울을 품고 떠나가고 따사한 봄기운이 양지쪽 울타리 밑을 서성인다 흰구름이 봄기운을 안고 오면 옷섶으로 느껴지는 따스한 바람은 기다렸든 긴 시간들을 온 누리에 풀어 놓는다 흘러간 사랑의 애연(愛緣)들 기다림의 사연(思蓮)이 그리움 되어 뿌리 내린 양지(陽地) 또 새 봄 꿈을 꾸어본다 20160223 - 음악 -

머물고 싶은 꿈

머물고 싶은 꿈 글 : 박동수 노을처럼 붉게 태워 버리는 순간 어둠을 간직 하듯 스스로 자신을 태우며 긴 기다림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아득한 사랑을 가슴속에 남겨둔 것이리 바싹 마른 들판을 달리는 바람이 강가에 머물며 물결로 반짝이는 것은 타는 목마름이 샘을 찾는 본능이 듯 남겨둔 사랑의 길을 찾는 것은 슬프고 아릿한 미련(未練) 덧없이 가버리는 계절 함께 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가슴 깊은 곳에 남긴 작은 사랑으로 꾸며진 추억 속의 아름답고 선(善)한 그곳에 머무는 꿈을 꾸리라 20160216

별들의 밤

별들의 밤 글 : 박동수 강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뺨을 스치는 늦가을 찬 기운은 아직 떠나기를 망서리는 달 없는 섣달 그믐 밤 앙상하게 벗은 나무 가지에 걸린 별들의 밤은 차겁다 입술이 얼고 몸이 굳어 가슴속 차가운 이야기들을 쏟아내지 못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을 지새우는 별들의 밤은 슬프다 찬란한 가을 밤의 빛들 굽이치던 파도의 하얀 물결 계절마다 지저귀던 새들 노래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이밤이 가면 지워지는 별들이 밤은 이별이었다 20160207

흰국화

흰 국화꽃 피는 날엔 글 : 박동수 첫눈은 내리고 앙상한 나무는 하얀 눈 꽃을 달았네 바래진 사진첩 속 주름진 어머니의 모습 흰 국화꽃과 함께 떠나가신 날을 더듬는다 차가운 날 새벽 아랫목 내 등 밑으로 밀어 넣던 차갑게 언 손 참 그립구나 차가울 것 같은 정겨운 손 흰 국화꽃 피는 날 스치는 환영 가슴 쓰려오네 긴 세월 지나도 못다한 일 종양처럼 전이되어 망막속 고인 농(膿) 흰 국화꽃 피는 날엔 뜨거운 눈물로 흐르네 20160124

낮달

낮달 글 : 박동수 싸늘한 가을 하늘에 뜬 낮달 바람에 흔들리는 시간 순간의 영상들 어둠속에서 손을 잡았던 그리움에 북 바치는 슬픔에 떨리고 있다 어둠의 긴 시간을 몸과 마음을 다해 밝힌 뜨거웠던 육신은 희미한 그림자 된 낮 달 외로움의 흔적은 싸늘히 식어버린 하늘 길을 걷는 고된 순례자 우리는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숙명이라고 누가 말을 했을까 20160120 - music -

마지막 노을

마지막 노을 글 : 박동수 부산히 걸어온 계절의 길목 결실을 남겨둔 채 돌아서 가는 마지막 계절 남겨둔 것보다 더 큰 바램은 무엇일까 멀어져가는 사람들 한 번도 사랑해 본적 없는 가장 가난한 영혼도 떠나가는 사람들의 뒷 모습에 서러워지는 날 떠나가는 사람들의 슬픈 어깨위로 흔들리는 시간은 붙들고 싶어도 시간은 쉼 없이 노을을 따라 저물어 간다 슬퍼도 그리워도 20151227

헤어지는 마음

해어지는 마음 글 : 박동수 무르익은 빨간 단풍잎 속엔 아직 숱한 이야기들과 헤어지기 아쉬운 계절이 남아 있다 푸른 시절의 꿈들이 붉게 물들기까지 긴긴 설렘은 아직 이별을 모른 체 할뿐 힘없이 떨어져야 하는 붉은 가을의 느낌 쓸쓸함이 무언지 알고 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손을 놓는 이별의 인사로 떨어지는 잎 속에는 사랑이라든가 애련 같은 이야기가 진하게 묻어있고 아쉬움으로 붉어지는 가을 잎 차 한 잔에 삶의 전설을 만들어 내려는 우리의 인생 헤어지는 마음 단풍잎처럼 슬픈 속내이리라 20151112

사랑이 무엇인가 물으면

사랑이 무엇인가 물으면 글 : 박동수 사랑과 그리움은 잔인하고 슬픈 것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과 그리움을 엮은 매듭들 엮이고 엮여가는 긴 여정에서 헤어지는 날 사랑과 그리움이 돌아 올 수도 돌아 갈 수도 없는 멈추어버리는 시간 사랑이 무엇인가 물으면 너와 나 화려한 채색으로 물든 가을의 길목에서 돌아서지 못하는 가슴속을 맴돌며 아려오는 잔인한 계절이여! 201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