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80

탱자나무는 늘 울었다

탱자나무는 늘 울었다 글 : 박동수가시가 날카롭다고 강한 것이 아니었다.한겨울 얼어붙은 땅위에서불어터진 발등이 얼어도신음 흘리지 않고 버티고 있은 것은화려한 꽃잎 때문만 아니다그것은 겨울을 해쳐온정겨운 기운이 남은 살내음의그리움이었다세상사람 모두가그립지 않으랴세상사람 모두가풍요한 삶이 그립지 않으랴날카로운 가시를 세워두고도탱자나무는 온 겨울 맨몸으로 서서정겨운 살내음 때문에늘 울고 있었다. 20061207

유월의 숲 속에서

유월의 숲 속에서 글 : 박동수 초록의 가슴을 안고 유월의 속으로 들어서면 당신의 모습 보이기 전에 초록의 노래 먼저 들리어 오고 줄줄이 매 달린 아카시아 꽃들이 하얀 신기루에 묻히고 향기 먼저 찾아오네 내 사랑이여 모습 보이지 않은 파란 신기루 속일지라도 기다림으로 거기에 있다면 유월의 향기처럼 유월의 노래처럼 나 또한 거기 있으리라 유월의 숲에서 그대 비취색 사랑을 위해 더 가까이서 당신을 부르려 하네! 20060601

기도

기도 글 : 박동수 빨간 여운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 핏빛 카네이션이 웃고 있다 아른거리는 얼굴들 이름 부르며 기도로 축복하고 싶은 이름 마음 아픈 한 녘에서 내 손엔 하얀 카네이션이 들리고 뿌옇게 가로막히는 눈물 이 꽃을 어디로 가져가야 할까 기도로 가슴을 치고 싶다 세월을 돌아 보지 못한 사이 내 손에 카네이션 색깔이 흰 것으로 변한 것을 깨닫지 못한 체 아픔의 상처로 남게 했을까? 탕자 같은 죄스런 내 마음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하얀 카네이션 일지라도 가슴속에 묻은 어버이의 무덤 앞에 바칠 수 있을 때 까지… 20060508

시인의 사랑

시인의 사랑 글 : 박동수 별 한줌 가슴 속에 밀어 넣으면 파도처럼 밀려 오는 뜨거운 사랑의 밀어들로 별들은 웅성대며 서걱댄다 별의 속삭임이 억제된 거리엔 언어의 단절된 공간 시인은 하늘의 별보다 가슴 속 별들의 언어가 좋다 사랑은 서로 기대고 부딛혀 서걱대는 새 언어들이 있음이여 그래서 언어를 엮는 시인은 참 사랑을 알고 있으리 20070308

하루하루

하루하루 글 : 박동수 아름다운 하늘에 흰 구름 조각 오락가락 바디질로 하루 날을 짜며 오늘의 길이를 재고 바쁜 걸음 종종대든 양지바른 길섶에는 파란 봄나물이 눈에 묻힌 겨울을 녹여냅니다. 강아지 뛰놀든 잔디밭 마른 잎 밑에는 소곤소곤 대며 봄맞이 웃음소리 묻혀있고 하루를 보내고 하루를 맞으면 어제오늘이 될 소중한 시간이 깨우쳐 줌은 내가 살아있다는 깊은 감사로 나를 있게 한 나의 주께 감사로 고이고 있게 한 뜻이 무언가 생각하렵니다.

나를 사랑하는 님이여!

나를 사랑하는 임이여! 신앙시 : 박동수 함께 있을 때 사랑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황량함이여 모래바람 불고 뜨거운 열풍이 부는 더 넓은 사막 어디인가 숨 막히는 방황 중 사막 먼 깃 에서 희미한 당신의 빛을 그것이 사랑임을 깨달아 집니다 함께 있음에 지혜를 깨닫지 못 했습니다 파도 높게 일고 세찬 바람이 불어와 풍랑으로 갈 길을 잃어 가슴이 울렁이는데 저 물길 끝에서 따스한 당신의 손길 그것이 지혜임을 알게 되였습니다 축복이니 함께 있음에 알지 못 했습니다 사막길이 드리워진 황량한 강토 부스러지는 곳에서 야위고 있을 때 황야에 불어오는 시원한 비바람 그 끝 자락에서 미소 짓는 포근함 당신의 축복임을 알게 되였습니다 사랑이신 당신 지혜이신 당신 축복이신 당신 나를 지키시는 그대앞에 무릎 꿇고 내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