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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간이역 글 : 박동수 점하나 되어 급행과 특급열차가 괘도를 따라 지나가고 나면 시간을 만들어 낸다. 하얀 바탕의 세월 속에서 점하나로 찍혀버린 간이역 인생 빠른 열차는 바람만 몰아가고 초봄의 나른한 빛에 기다림은 피곤을 느낀다. 점하나 되어 세월의 시간을 만들어야하는 열차가 서지 않은 간이역엔 느끼기 힘든 존재의 미풍만이 흐르고 있다 20080304 시집 : "그대 눈동자"에서

기본 2008.03.10

일상생활

일상생활 글 : 박동수 폭주되는 무료함 지나쳐 버릴 수 없는 하나로는 값어치가 없는 잡다한 것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나도 끼를 채워가야 하는 모두가 스스로를 가두는 공간 가둠에서 내 영혼은 그 날의 일들로 물이 들어 영원히 버릴 수 없는 순간의 냄새에 찌들어 간다 얼룩진 영혼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채우지 못한 시간들이 포말을 이루는 바다로 펼쳐져 나른한 빛에 얼룩진다 태초부터 에덴의 일상에 머문 빛이 포만 된 마음을 무화과나무에 감긴 뱀의 웃음에 가두어졌던 미망(迷妄)의 영혼이 회색의 눈동자로 원죄의 번복을 하려 든다 20080130

기본 2008.02.14

눈 오는 날 1, 2

눈 오는 날 1 글 : 박동수 한 끼 두 끼 세끼 눈이 끊임없이 내린다 산에서 문 앞까지 발자국을 모두 삼키고 문 앞을 서성이다 돌아서서 또 한 끼 두 끼 세끼 눈이 오고 또 먹고 또 먹고 20080111 눈 오는 날 2 글 : 박동수 한 켜 두 켜 세 켜 눈이 끊임없이 쌓인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까지 길을 모두 삼키고 기다림으로 서성이다 돌아서서 그대 오실 길 어디일까 눈이 오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20080112

기본 2008.01.12

파도가 뛰는 바닷가

파도가 뛰는 바닷가 글 ; 박동수 썰물이 걷어간 바닷가 도요새 한 마리 긴 외다리로 서서 졸고 있다 구만리를 난다는 도요새 순간의 피로 속에서 눈을 감고 또 어느 바닷가를 꿈꾸며 구만리 창공을 나르려 하는 걸까 하늘을 불사르며 떠는 붉은 태양은 새날을 엮어낼 영들의 타오름이 되어 밀물로 오는 새 희망을 도요새의 날개에 실어 구만 창공에 뿌리려니 처음 날의 시작을 밀려오는 바닷가 파도처럼 뛰며 솟구치리. 20080101

기본 200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