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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복숭아 / 淸鶴

조선 복숭아 복숭아가 한창인 계절인가 보다. 요지음은 개량종이 많이 나와서 황도니 백도의 대표적인 말도 별 반응이 없는 시대이다. 시장에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복숭아를 보며 스치다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해방이 되고 정부가 성립되어지면서 나라는 어지럽게 돌아가고 공 산당이 설치던 그러니 6.25가 나던 전해다. 나에게는 여동생과 남동생 있었 는데 막내는 지금은 남동생 하나이지만 실은 그는 이란성 쌍둥이다. 먼저 나온 것은 여자이고 나중에 나온 것이 지금의 남동생이다. 누나인 큰애는 튼실하고 똑똑하고 이쁜데 나중 나온 동생은 영 몸이 약하여 둘은 두어 살 차이가 난 것 같이 달랐다. 그러니까 6.25가 나던 전해 4살 3돌이 지난 때다.누이의 이름은 선교(善嬌)인데 어찌나 극성스럽게 동생을 생각 하는지 ..

기본 2009.07.30

노스탤지어

노스탤지어 글 : 박동수 위층 욕조에서 물새는 소리가 밤새도록 나를 낙수물 떨어지는 고향 초가집으로 보낸다 감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가끔은 천둥소리처럼 변하여 생감으로 떨어지고 떫은맛 속에 입안 가득한 떨떠름한 혼탁이 꿈속의 나를 당황하게 하는 그날 종로 광장에서 악을 쓰는 촛불시위 군중의 소리가 못줄을 대어놓고 진흙탕 논바닥에서 소리소리 치며 부산하게 아무렇게나 꽂아놓은 모종이 녹색의 양탄자같이 파란색으로 푸른 내음을 뿜어내던 앞 들판 나는 불모의 시내광야*에 있을 때도 나의 꿈이 되던 그 곳 차도르*가 바람에 펄럭이는 순간 까무잡잡한 색깔 미녀가 땀방울 흘리는 열대의 슬픈 눈망울이 내 가슴속을 헤집어 추운 겨울날 언 개울가에서 새빨간 손을 불며 빨래 방망이를 두들기던 그녀의 기억이 열대와 혹한사..

연어의 꿈<悔改>

연어의 꿈(悔改) 글 : 박동수 에덴에서의 잉태 매일 밤 돌아가는 꿈속에서 낙원의 희미한 불빛 뿐 길은 언제나 미망(迷妄)의 강줄기 탈출과 유혹의 소용돌이 속 기억되는 선악과(善惡果)는 회한(悔恨)의 눈물로 얼룩진 몸부림 화려한 은빛 비늘을 강물에 뜯기며 뱃속 품은 꿈만은 에덴의 사과나무 아래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생명이면 불꽃처럼 산을 태우는 붉은 영산홍처럼 낙원을 태우며 피리라 끝없이 밀려오는 힘겨운 강물 역류의 피곤함 속에 회개(悔改)의 불꽃이 돌아서는 마지막 강줄기를 태우고 있다 20090430

피었다는 이유만으로

피었다는 이유만으로 글 : 박동수 꽃이 피었다는 이유로 고와지는 것은 붉은 것이던 파란 것이던 벼랑처럼 아슬아슬한 들길을 맨발로 걸어 온 이유이다 내 껍질부터 속 알까지 다 내어주고 붉고 파란 핏물 흘리며 오직 꽃의 메시지를 위한 모정의 희생 사랑은 긴 것보다는 순간이어도 다 주는 것과 다 비우는 것 백리 길을 달려와 쓰러진 마라톤 주자처럼 쓰러지는 순간일지라도 완주의 의미 피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꽃은 고와지는 것 20090412

깃발

깃발 글 : 박동수 스스호를 찢어내는 눈물겨운 간증의 몸부림은 영원한 영혼으로 귀향에 부풀은 춤사위 멀고 아득한 창공을 향하여 하얀 날개 짓으로 돌아서려는 마음 지친 연연(戀戀)에 매달려 얼마나 부대끼어 왔는가 십자가 형틀 위 창날에 옆구리가 찢기며 갈급한 영혼들을 위한 마지막 피땀의 기도 소리가 찢기는 깃발소리로 들리어 온다 2009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