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家에서 瓦家로 주인이 바뀐 시인의 生家 생가(生家) 글 : 박동수 방 두개 골방 하나 부억 헛간 식구는 여섯 할아버지 생전 엽전을 궤어 넣었다는 큰 괘짝이 있던 뒷 골방 어머니는 골방에서 황금 방망이를 봤다고 하셨다 가마니 갉아대는 쥐 소리 도깨비가 살고 있는 줄 알고 무섭다 권집사 목수가 연장을 메고 왔을 때 마당 서쪽에 두 칸 방과 곡식창고가 세워 졌다 나는 새 방을 전용하리라 낡은 사진을 걸고 책을 책장에 꽂고 빈둥대 듯 누워서 흥얼거리며 꿈꾸던 곳 어머니는 그 방에서 여자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다 이상하다 무섭고 이상하던 초가 아래 채 뒷켠으로 해가 어슬렁 넘어가는 날 낯선 경운기 소리에 옛 집은 미루나무 가지사이로 사라지고 새 조립식 건물의 유리창에는 아버지의 슬픈 얼굴이 어른거리고 저녁 빨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