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비 늦가을 비 글 : 박동수 아파트 길 붉은 단풍 잎 사이로 씨앗을 위해 뿌린 피빛이 숨겨둔 이야기 되어 가을비로 쏟아 지고 있네 싸늘한 빗줄기의 소리 후두둑 후두둑 인고(忍苦)의 언어로 쌓아진 가슴속의 말 잎 사이 익은 열매의 속내가 우리내 인고의 사랑과 애환의 씨앗 뒤엉킨 추억들이 그리움의 전설되어 늦가을 빗줄기로 쏟아지네 20161025 기본 2022.11.12
더 걸어갈걸 그랬나 보다 더 걸어갈걸 그랬나보다 글 : 박동수 길을 걷는 것이 사무치는 그리움을 잊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 발이 부르트질지라도 참고 또 참으며 더 걸어갈걸 그랬나 봅니다 길을 걷고 걸어도 잊어버리고 싶은 잊어지지 않는 사람이 남긴 흔적이 쉬이 지워지지 않은 것이기에 더 걸어갈걸 그랬나 봅니다 20100607 기본 2022.11.08
코스모스 코스모스 글 : 박동수 하늘 푸른 계절 가녀린 목줄 길게 세운 자락에 하늘거리는 보랏빛 꽃 한 송이 어이 가을꽃이 되었나 옥빛 하늘 춤추는 잠자리 따라 꽃대 올려 세워 꽃송이 피움은 뜻 높은 너를 알게 함인가 꽃잎에 깃든 네 정절한 마음 떠도는 구름자락에 실어 어디메 흘러 보내려는가 목줄에 시린 가을바람 두른 채 네 마음 둔 곳 어디인가 20040725 기본 2022.10.21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글 : 박동수 해바라기 씨앗 한줌 별을 만들어 가을밤 하늘에 뿌리면 알알이 여문 가을 이야기가 들판에 쏟아집니다. 색색 이야기 쏟아져 마음 시린 잎 포근히 안아 들면 잎마다 노랑 파랑 빨강 마음내어 피네 가을은 깊어가고 찬란한 단풍잎 가을 노래 높은 하늘에는 빈 달 흘러가네. 20040906 제1시집"불꽃으로 사는 미음" - music - 기본 2022.10.02
대추 대 추 글 : 박동수 파란 하늘이 내려앉은 가을 날 가지 끝에 달린 대추 온 여름 뜨거웠던 바람 속 역경에도 초록 열매는 빨갛게 익었다 여름이 그늘 밑으로 숨어들고 쏴한 바람이 돌아오는 하늘 높은 날 빨갛게 익은 대추 가을을 몰고 온 아이들의 거친 장대 놀이에도 푸근한 노년의 밝은 인심 우두둑 우두둑 즐거운 생을 마감하는 대추 20210909 기본 2022.08.06
계절이 남기고 간 것들 계절이 남기고 간 것들 글 : 박동수 떠나버린 푸른 계절 바람은 골목마다 휩쓸어가고 남은 것은 가난의 눈길처럼 슬프고 쓸쓸함 뿐이네 푸르고 화려한 채색으로 잠깐의 시간만을 채워준 풍요는 아쉽고 쓸쓸한 이별 눈물로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뿐인 애틋한 연민뿐 너와나의 가슴을 한결 같이 따뜻하게 안아줄 뜨거운 사랑은 멈추어 있지 못하는 걸까 2016년 초겨울 기본 2021.12.04
갈 하늘 2 갈 하늘 2 글 : 박동수 무디어진 코끝에 스치는 쏴한 바람이 코스모스 맴돌던 고추잠자리 날개 끝에서 일고 무덥던 무거움은 소리 없이 떠나가고 빨간 잠자리 꼬리에 묻은 살찐 그리움이 진하게 다가오는 계절 서녘하늘 노을빛은 갈 하늘을 발갛게 물들여 가네 20041015 기본 2021.11.16
억새 풀 억새 풀 글 : 박동수 병든 산허리 비탈진 언저리 억새는 가을바람 붙들고 있네 찌든 세월에 밀려 피 빛으로 물든 가을날 낙엽으로 바삭이며 힘겹게 누웠다 생의 긴 여정 마지막 수의를 짜며 세월에 바래진 백발(白髮) 서러운 가슴 바람에 띄우네 20061220 1시집 :"불꽃으로 사는 마음"에서 기본 2021.10.16
시월의 노래 시월의 노래 글 : 박동수 담쟁이 뻗은 담벼락 끝에 하늘이 파랗다 엷은 조개구름이 기어들고 명경처럼 맑은 거울에 코스모스 얼굴 내밀어 씻어내고 울긋불긋 피어나는 노을은 한여름 뜨겁던 사랑 태우느라 산마다 훨훨 속살을 드러내는 애정연극의 막을 열고 있다 칼칼한 가을바람의 노래는 황금빛 물결을 따라 너울너울 춤사위 아 그리도 결실을 원했던 시월, 나의 노래 20211001 기본 2021.10.01
달 1 달 1 글 ; 박동수 빛과 어둠을 함께 하는 달 자신의 빛으로 수면 아래 얼굴을 묻어두고 밤이면 마주보며 스스로의 쓸쓸한 외로움 달래보는 슬기로움 나목(裸木)으로 떨고 있는 겨울 목련 가지를 눈 꽃으로 포근히 품어주며 이른 봄 모든 생명을 새롭게 일깨우는 지혜로움 희미한 초롱불 밑에서 다듬질된 옥양목 겹겹에 청백한 빛 드리워 고달픈 어머니 주름 진 얼굴 미소 짓게 하는 애잔한 사랑이여 ! 기본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