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추
글 : 박동수
파란 하늘이 내려앉은 가을 날
가지 끝에 달린 대추
온 여름 뜨거웠던 바람 속
역경에도 초록 열매는
빨갛게 익었다
여름이 그늘 밑으로
숨어들고
쏴한 바람이 돌아오는
하늘 높은 날
빨갛게 익은 대추
가을을 몰고 온 아이들의
거친 장대 놀이에도
푸근한 노년의 밝은 인심
우두둑 우두둑
즐거운 생을 마감하는 대추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