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343

야생화 1

야생화 제1편 글 : 박동수 산자락 어디든 제 멋대로 피는 꽃 누구의 사랑도 누구의 가꿈도 받지 못한 꽃이지만 별빛 한줄기 있어도 야생화는 꽃으로 핀다 사랑도 잇속으로만 챙기려는 탐욕의 세상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가시덤불 속 야생화는 고운 꽃으로 피고 또 진다 오고 가는 온정(溫情) 없는 세상 뒤 안 길에 야생화인들 피지 않았으면 얼마나 황량할까 보잘것없이 덤덤히 자라난 꽃무리인들 없었다면 이세상은 얼마나 쓸쓸했을까 20111210

기본 2023.06.11

신록(新綠)의 6월

녹색의 6월 글 : 박동수산허리 두른 하얀 안개와 함께녹색빛 분무 되면깃털처럼 6월의 하늘이 내리고이른 새벽부터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6월의 녹색 빛에 젖어들어 새소리마저 푸르다밤새내린 이슬풀잎에 맺힌 물방울 속에녹색 하늘이 보이고작은 창틀엔 푸른 6월이 푸른그림 되어 앉았다하늘 땅은 녹색빛 바탕으로 물들고푸른 희망되어 멀리 멀리 퍼져가고 있네. 20060605

기본 2023.06.03

모란꽃 2

모란꽃 2 글 : 박동수 사랍문 옆 작은 터에 모란이 피고 꽃 얼굴 앞에는 언제나 할아버지가 웃고 있습니다 주름진 얼굴이 펴지고 웃음을 웃는 할아버지가 좋아 아침이면 모란은 활짝 핍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장에 가는 날입니다 무언가 잔뜩지고서 사립문을 나서며 웃음을 흘리고 모란은 돌아오는 할아버지의 웃음을 보리라 하루 종일 시들지 않고 피어 있습니다 해가 기우는 시간 할아버지는 사립문을 열고 모란을 쓰다듬으며 근심스런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웃음을 웃을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모란은 밤새 꽃을 피우기 위하여 끙끙대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할아버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모란은 목을 꺾었습니다 해가 진 그날 밤 모란은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하얀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할아..

기본 2023.05.13

세월은 강으로 흐르는데

세월은 강으로 흐르는데 글 : 박동수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생각 이제는 잊고 살아야지 강물처럼 밀렸다가 밀려오고 보면 아릿한 사랑은 진한 핏물처럼 흐르고 뼛속 깊은 곳으로 쌓이는 눈물로 고인 무게 목을 꺾는 목련처럼 지고 장미빛으로 응고된 혈루(血淚) 멍멍한 가슴을 안고 인고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선(善)일까 선(先)일까 모르는 것이 .... 20230401 _ music _

기본 2023.04.13

봄에 쓰는 편지

봄에 쓰는 편지 글 : 박동수 록색 물감이 하늘가로 번지고 밝고 따스한 빛이 삐걱이는 창가로 번지니 닿혔던 창문이 열리고 봄 기운이 펼쳐지네 긴 겨울동안 답답한 침묵으로 스스로를 뭉개며 무애(無愛)의 진언(眞言)을 외면하듯 고립된 시위 였지요 이제 긴 날의 무념(無念) 노란 산수유의 긴 겨울이 풀리고 꽃을 피워 내듯 외로운 침묵을 한 송이 노란 꽃이라도 피우렵니다 누구도 이해 할 수 없는 긴긴 겨울 날의 슬픈 연유(緣由)를 이제는 창가로 감도는 봄 바람에 띄우니 노란 꽃잎이 분분 할 때 소식이 있으려니 기다립니다 -music-

기본 2023.04.08

목련화

목련화 글 : 박동수 아침에 아파트 건물 사이로 맑게 비추인 햇볕이 아무래도 우수경칩이 지나간 그제를 기억하는지 겨울 빛을 숨기고 초봄의 기운을 담아 온 듯 뺨으로 스치는 바람이 훈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내가 봄을 기다리는 줄 아나보다 봄이 어디로 오든지 춘 삼월이면 할미꽃부터 시작해서 매화랑 피어나는 것이 이치인데 부산하게 봄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분간키는 어렵지만 그래도 봄은 저문 세월끝에 서있는 내게도 기다려지는 계절인 것을 멀리 창문 밖으로 보이는 개천 뚝 끝이 초록빛 머금고 양지쪽 뚝방에 황소가 나른해 보이니 오실이 시간이 이를듯하여 겨울 먼지가 오시는 길에 밟힐까 마음 조려 물로 씻으며 흥얼그려 보는데 창넘어 갓핀 하얀 목련이 역겨운 듯 실눈뜨고 처다 보네 - music -

기본 2023.03.20

봄사랑

봄사랑 글 : 박동수 씨앗자루 초록빛 비치니 아비 발자국 소리 문밖에 들리고 산 진달래꽃 터지는 소리 어미의 발자국 소리 훌훌 다 놓아두고 떠나시더니 봄은 잊지 못하시는지 봄 사랑 한 아름 안고 오쎴을까 아지랑이 봄 바람타고 너울춤을 추며 골목길 변에 영춘화 피고 양지바른 언덕에 재비꽃 할미꽃 다 두고 가셨건만 또 무엇이 남았을까 주신 사랑 어디에 뿌릴까 생각도 못하였건만 백발이 성성한 이 나이에 또 무엇 주실려나 노란 영춘화가 피식 웃고 있네

기본 2023.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