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343

가을 장미

가을장미 글 : 박동수 어디로 무작정 떠나고 싶은 허전한 마음 하늘이 높은 싸늘한 가을날 누구의 영혼을 향해 붉은 입술의 미소를 머금고 있는가 그토록 싱그러운 여름 벌 나비들의 환희도 버리고 쓸쓸히 꽃잎 지는 가을 영근 씨앗 하나 품고서 봄을 향해 낙엽이 되려 하는가 태어나 또 다시 태어나 가을 날 슬픈 영혼이 되어 봄날을 위해 싱그러운 영혼으로 태어나야 하는 가을에 피는 가을 장미 20080907

기본 2023.10.27

세상 이치(理致)

세상 이치(理致) 글 : 박동수 푸르던 공원에 찬바람이 분다 까칠한 두려움을 동반(同伴)한 아픔을 놓고 돌아서는 그날 석양의 따사로움도 싸늘한 겨울에 머문다 항상 푸르리라 생각한 공원의 풍요 하나둘씩 낙엽 되어 떨어지는 차가운 가난이 아무도 풍성한 여름날처럼 이웃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과 네가 아는 것이 다르다는 이치 내 아픔과 너의 아픔을 모르는 푸른 날 공원의 숲처럼 언제나 저만은 푸를 줄 알았다 바람이 싸늘하게 사랑을 식히고 지나가면 풍요했던 만큼 아파야하는 나목이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을 20061211

기본 2023.09.28

고추잠자리

고추 잠자리 글 : 박동수 가을빛에 빨갛게 물든 나는 고추잠자리 가을하늘 푸르게 높아지니 하늘 쳐다보며 보며 나는 그리움만 남기네 빨간 고스모스 위에 앉은 나는 고추잠자리 코스모스의 간절한 기다림이 온 하늘 메울 때 나는 외로움만 남기네 맴돌며 날다가 힘겨워 속빈 마른나무 가지에 앉아 색색 잎이 낙엽 되어 온 하늘 휘 날리면 나는 서글픔만 남기네 아 ! 나는 가을빛에 물든 고추잠자리 20230919

기본 2023.09.19

참새와 허수아비

참새와 허수아비 글 : 박동수 언제 적 이야기일까 극성스러운 참새 때문에 모처럼 휴일 날에도 아버지의 호령에 휴일을 바친 채 아침잠부터 설치고 허수아비와 함께 종일 전투를 벌렸다 지금 세상에는 배곺은 참새가 없어 새 쫓는 일 없고 들판에는 허수아비도 떠나고 딱총도 없다 허수아비가 없는 들엔 참새가 없다 허수아비는 모두 여의도로 갔다네 여의도로 가 손만 드는 허수아비는 말끔한 정장에 금붙이 장식에 바람이 불고 비가와도 온몸은 기름 끼가 번들번들 하다네 그래서 참새 때는 모두 여의도로 나가 조잘대며 허수아비 발밑에서 먹이를 찾느라 들녘은 잊어버렸다 들녘은 한가하고 새 쫓는 아이는 허전한 가슴을 안고 하늘 저 먼 어느 곳에 계실 새 쫓던 주름진 아버지의 슬픈 모습에 긴 숨을 드리 키고 있다 20090717

기본 2023.09.02

8월의 입추(立秋)

8월의 입추(立秋) 글 : 박동수 이제 열기를 걷어내고 여름 날 푸르름을 갈무리한 채 떠나는 계절의 길목에서 후회 없는 이별을 성숙된 삶을 위하여 열기 속에서 여문 씨앗 안고 가을 날 결실을 위한 여정(旅程)을 익혀야 하는 8월 가질 것도 갈무리 할 것도 부질없이 땀 흘린 삶은 열기 속에 남기고 새로운 것의 영혼을 안고 가는 입추(立秋)의 여정(旅程) 하늘을 향한 결실의 열망(熱望) 8월의 입추(立秋) 20130810

기본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