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과 함께 가는 글 : 박동수 파도가 깨어지는 물보라 속에 희미하게 보였다가 사라진 숱한 영상들이 꿈을 벗어나면 싸늘하게 여윈 빈 손 물 끼 마른 눈망울 속 모래 산처럼 바람에 사라질 마른 빈 등성에도 꽃을 피우고 새소리가 들리며 별들이 반짝임이 가끔은 하나씩 생소하듯 처다 보면 그대 눈빛 속에 허전함 들이 유리구슬 알처럼 길거리로 굴러 흐른다 바람 청청하고 햇살 밝은 날도 아련한 네 눈 속에 물기 돌면 하루 종일 가슴속으로 주룩주룩 빗물이 흐르는 소리 서편 창가에 누운 내 얼굴에 비치는 따가운 햇살 깨진 날 선 유리조각으로 그은 상처들로 빨간 핏물들이 반짝거린다 바람이 휙 지나만 가도 포성처럼 가슴속을 쿵쿵 울리는 그 모든 연(緣)들이 노을이 지면 한 생의 마음 조린 이야기들을 주워 모아 어디엔가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