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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지면 함께 가는

노을과 함께 가는 글 : 박동수 파도가 깨어지는 물보라 속에 희미하게 보였다가 사라진 숱한 영상들이 꿈을 벗어나면 싸늘하게 여윈 빈 손 물 끼 마른 눈망울 속 모래 산처럼 바람에 사라질 마른 빈 등성에도 꽃을 피우고 새소리가 들리며 별들이 반짝임이 가끔은 하나씩 생소하듯 처다 보면 그대 눈빛 속에 허전함 들이 유리구슬 알처럼 길거리로 굴러 흐른다 바람 청청하고 햇살 밝은 날도 아련한 네 눈 속에 물기 돌면 하루 종일 가슴속으로 주룩주룩 빗물이 흐르는 소리 서편 창가에 누운 내 얼굴에 비치는 따가운 햇살 깨진 날 선 유리조각으로 그은 상처들로 빨간 핏물들이 반짝거린다 바람이 휙 지나만 가도 포성처럼 가슴속을 쿵쿵 울리는 그 모든 연(緣)들이 노을이 지면 한 생의 마음 조린 이야기들을 주워 모아 어디엔가 깊..

기본 2016.03.30

봄 2

봄 2 글 : 박동수 봄 빛 내 곁에 왔는데 소 몰고 나가시던 울 아베 발자국소리 어딜 갔을까 텃밭냉이 싹 푸른데 냉이 캐시던 울 엄니 기침소리 어딜 갔을까 늙은 매화 등걸에 새 꽃잎 웃음 도는데 매서운 시샘 추위는 어인 일일까 간밤에 꽃잎 얼마나 떨어졌을까 봄 빛 내 곁에 있고 뚝방에 어미소 나른한 졸음 연두색 냉이 향긋한데 울 어버이 진한 소리는 어디에도 없네 .. 오호 오호라 20160322

기본 2016.03.23

돌아서서 보면

돌아서서 보면 글 : 박동수 돌아서는 발길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돌아가기엔 먼 거리에 와버린 세월 속에 옷깃을 잡는 정든 언어 살갗을 찌르는 아쉰 추억들이 서글픈 아픔이라네 사람들이 잊는다는 것은 쉽게 말하기에 잠깐의 시간에서 잊어지리라 생각했던 꿈들이 벽시계의 초침이 가쁘게 돌아 계절을 거듭 하듯 망막속으로 나타나는 사랑 잊어보자 한들 옷깃에 스며든 향초 내음처럼 지워지기 어려운 이별의 아픔이라네 20160301 - 음악 -

기본 2016.03.20

봄이 오는 것은

봄이 오는 것은 글 : 박동수 봄이 온다는 것은 온 겨우내 냉기에 야윈 시간이 눈물겹게 떠나버린 비워진 쓸쓸한 뜨락이 그리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계절을 돌고 돌아도 벗어날 수없는 어둔 눈망울들이 기다린 새 계절에도 내 생각 속으로 멈출까 두려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시시로 변하여 손짓하던 바람들이 이별의 길 위에서 기억된 이름들을 불러 세울까 서러움으로 남아지는 것입니다 상한 갈대의 기다림처럼 매섭게 쓰린 계절 끝에 서성이는 봄의 따사한 사랑을 만나 소생하는 행복을 기다리는 간절한 계절입니다 20160301

기본 2016.03.01

사랑은 흘러가고 2

사랑은 흘러가고 2 글 : 박동수 철새가 갈대숲에 차가운 겨울을 품고 떠나가고 따사한 봄기운이 양지쪽 울타리 밑을 서성인다 흰구름이 봄기운을 안고 오면 옷섶으로 느껴지는 따스한 바람은 기다렸든 긴 시간들을 온 누리에 풀어 놓는다 흘러간 사랑의 애연(愛緣)들 기다림의 사연(思蓮)이 그리움 되어 뿌리 내린 양지(陽地) 또 새 봄 꿈을 꾸어본다 20160223 - 음악 -

찬란한 봄

찬란한 봄 글 : 박동수 지으신 이 위대하심이여 이 강산을 수 만 가지 채색으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신 찬란한 봄 어느 누가 붓을 들어 채색한들 이 아름다움을 넘을 수 있으랴 더 없는 찬란함을 주신이는 오직 주 하나님 우리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하신 이 사랑의 존재의 시작이시리 아 찬란한 봄 구원받은 영혼들아 이 세상 다하는 그 날까지 위대하신 주를 찬양하리라 십자가를 통해 다시 살아난 영혼들아 영원히 주를 찬양하리라 - 주 찬양하는 날 - 20160219

머물고 싶은 꿈

머물고 싶은 꿈 글 : 박동수 노을처럼 붉게 태워 버리는 순간 어둠을 간직 하듯 스스로 자신을 태우며 긴 기다림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아득한 사랑을 가슴속에 남겨둔 것이리 바싹 마른 들판을 달리는 바람이 강가에 머물며 물결로 반짝이는 것은 타는 목마름이 샘을 찾는 본능이 듯 남겨둔 사랑의 길을 찾는 것은 슬프고 아릿한 미련(未練) 덧없이 가버리는 계절 함께 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가슴 깊은 곳에 남긴 작은 사랑으로 꾸며진 추억 속의 아름답고 선(善)한 그곳에 머무는 꿈을 꾸리라 20160216

별들의 밤

별들의 밤 글 : 박동수 강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뺨을 스치는 늦가을 찬 기운은 아직 떠나기를 망서리는 달 없는 섣달 그믐 밤 앙상하게 벗은 나무 가지에 걸린 별들의 밤은 차겁다 입술이 얼고 몸이 굳어 가슴속 차가운 이야기들을 쏟아내지 못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을 지새우는 별들의 밤은 슬프다 찬란한 가을 밤의 빛들 굽이치던 파도의 하얀 물결 계절마다 지저귀던 새들 노래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이밤이 가면 지워지는 별들이 밤은 이별이었다 20160207

희망(希望)

희망(希望) 글 : 박동수 까칠한 바람이 쏟아지고 하늘 차갑던 날 골목의 차가운 시선과 허기진 삶들 겨울 바람이 길거리를 돌아 사라지고 움트는 봄이 좁은 길거리를 찾아 오는 그 따사한 봄 손끝에 매어달린 시린 원망과 눈시울에 메달린 눈물들을 떨어내는 새 봄이 날개 되어 날아오르면 포근한 하늘 위에 밝은 태양은 인내로 얻은 복음(福音)이리 20160203

기본 2016.02.06

흰국화

흰 국화꽃 피는 날엔 글 : 박동수 첫눈은 내리고 앙상한 나무는 하얀 눈 꽃을 달았네 바래진 사진첩 속 주름진 어머니의 모습 흰 국화꽃과 함께 떠나가신 날을 더듬는다 차가운 날 새벽 아랫목 내 등 밑으로 밀어 넣던 차갑게 언 손 참 그립구나 차가울 것 같은 정겨운 손 흰 국화꽃 피는 날 스치는 환영 가슴 쓰려오네 긴 세월 지나도 못다한 일 종양처럼 전이되어 망막속 고인 농(膿) 흰 국화꽃 피는 날엔 뜨거운 눈물로 흐르네 201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