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344

섬 - 그리움

섬 글 : 박동수 어느날 떠나고 싶었다 사랑하고 싶은 것도 노래하고 싶은 것도 자유 하고 싶었다. 허리를 잘라 섬이 되어 가슴 넓은 바다 위에 떠 자유를 얻으려 했다 물새들은 바다의 가슴을 쪼아가며 얻어 온 자유로 내가슴에 둥지를 틀고 사랑을 하였다 해는 바다에서 일어나 종일 바다위에서 놀다 뭍으로 가버리고 어두운 밤 별만 반짝이는 싸늘한 바다 모퉁이서 뭍으로 향해 발을 묻은 채 서있다. 그리움 끌어 안아 울고 싶은 뜨는 해야 물어 보고싶은 말 지금 뭍에 선 봄 꽃이 피었더냐 그리고 사랑도 하더냐고.

기본 2004.03.16

날더러 이렇게 살라하네

날더러 이렇게 살라하네 글 : 박동수 하늘 뚫고 한없이 올라가는 고층아파트는 날더러 초가삼간 짓고 살라하네. 차 때기 돈 거두는 꼴 보며 가난한 민초들이 날더러 배추 잎보다 산나물 먹고 살라하네 깨끗하다고 우기며 호박씨 까는 것 보든 거렁뱅이들 날더러 양심선언 하지 말고 살라하네. 개천에 오물 부어넣든 미군들처다 보던 양공주님들 날더러 물은 마시지 말고 콜라만 마시라네 남의 것 빼앗고 싶어 몸살 난 일본 놈들 독도 비둘기들이 날더러 사쿠라 꽃 옆엔 살지도 말라네. 여의도 당黨당黨 밥그릇 소리에 초록, 노랑, 푸른 빨강 색들이 날더러 하얀 꽃피는 배 밭에만 살라하네 세상 참 허무하다 하여 떠도는 구름들이 날더러 날개 달고 하늘에서 살라하네. 헤어지는 쌍 하루에 150인것 보며 이사짐 센터 총각이 날더러 외..

기본 2004.03.08

눈에 묻힌 봄

눈에 묻힌 봄 글 : 박동수 눈이 쌓여 내일을 찾아 갈 길목이 싸늘한 바람에 흔들리고 눈 속에 묻혀 더듬더듬 잃어 간 황량한 벌판에 아카시아 한 그루 서서 시를 읊는다 봄은 허리를 채우는 눈 속에 보이지 않은 듯하지만 기다림의 뜨거운 열기로 눈 속을 녹이고 겨울 바람에 흔들리는 길목 목련가지 세워 내일 길을 보리니 음악 : 바이올린 협주곡5번(봄) / 베토벤 (2004.3.4 촬영)

기본 2004.03.06

봄 눈이 오다

봄 눈이 오다 글 : 박동수 그렇게도 떠나기 싫어 싸늘한 시샘으로 오는 봄 옷자락 붙들고 시린 바람으로 불더니 기어코 이 3월의 밤 꽃 바람을 앞질러 하얀 눈으로 내리는구나 봄 싹이 겨우내 너의 발앞에 엎디어 굴욕을 견디다 겨울 가지에서 기지개를 펴는 즈음 무슨 심술일까 가지마다 아침이면 쓸어질 눈 꽃을 얹고 아직도 네 위세를 떨치고 싶은 욕망을 거두지 못하는것은 스스로 이별의 아픔을 감추려는 잔인한 몸부림인가 어허.세월은 그렇게 욕망으로 붙들어 질 나약한 수레바퀴 같지 않으리 아서라 네 추함을 거두고 이침의 햇살을 고이 담아 봄아씨께 건내고 아픈 이별일지라도 아지랭이 앞서 가는것이 어떠하리. ========================= 오랫만의 외출에 밤늦게 집으로 오려는데 막차는 오지않고 앞이보이질..

기본 2004.03.05

3 월의 소리

3월의 소리 영어로 3월을 March 라고 한다.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군신(軍神) Mars에서 생긴 말이라 한다. 그래서 3월은 평화스럽다 던가 조용히 앉아 감상에 젖어 생각하는 달이 아니고 시끄러운 달이라 할 수 있다. 허기사 조용해질 수 없는 달임엔 분명하다. 긴긴 계절. 탄 색의 계절 탄 색의 폭군으로 부터 억눌리고 감금되어 있어야 하는 굴종의 인내가 한계의 끝에 서있는 계절. 겨울의 폭군에 의하여 감금되어 있든 모든 빛깔들 꽁꽁 얼어 부치든 추위에 잡혀있든 소리들 동면으로 감시되어 오든 움직일 수 없든 율동들. 3월을 기하여 밀려오는 굴종의 터울을 벗어 던지고 녹아 내리는 강물과 동면에서 풀리는 모든 생물들의 포효하는 소리가 있는 계절. 그래서 3월은 조용할 수 없는 March소리가 울리고 오색..

기본 2004.02.28

대(竹)

대(竹) 글 : 박동수 어디론가 가고픈 곳 있으리라 높이 뻗어 오르며 바람소리 귀 기우리디 세상 서러움과 그리움 빈 가슴속에 채우고 격동의 폭풍도 숲 속으로 끌어 잠재우지만 적막이 별들을 높게하는 슬픔일 때 죽저(竹芩)에 붙인 시린 사랑 노래로 속을 비우고 울음 비우는 너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질긴 생명을 끌어안고 하늘을 향해 푸르고 싶은 욕망 생명 다하는 날 빈 가슴 속 가득 채운 것 들을 소리로 울려 하늘 별들과 함께 유성으로 주르륵 흐르며 말하고 싶다 사랑은 아픈 그리움이라고 20190802

기본 2004.02.27

이른 봄이거늘 !

목련이 피기에는 아직 이른가보다(2.23일 찍음) 이른 봄이거늘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 본다면 글쎄 아무 일도 없는 게 정답 일거다. 바람 차갑지만 마음은 훈훈한 것 같아 조금은 얇은 옷을 두르고 어디로 가는 차인지 알 필요 없이 그저 차를 타고 한 바퀴 돌고 왔다. 그 새에 봄이 지나갈까 허둥대며. 눈이 녹기 전부터 핀 매화 아침에 아파트 건물 사이로 맑게 비추인 햇볕이 아무래도 우수가 지나간 어제를 기억하는지 겨울 빛을 숨기고 초봄의 기운을 담아 온 듯 하더니 뺨으로 스치는 바람이 시리지만 가슴엔 훈훈한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봄을 기다리는 줄 아나 보다. 봄이 어디로 오든지 춘 삼월이면 할미꽃부터 시작해서 매화랑 모두 피어나는 것이 이치인데 부산하게 봄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사..

기본 2004.02.26

자 화 상

자화상(自畵像) 글 : 박동수옹기 골 흙 가마 아궁이 열린 곳 열기 뜨겁다.돌아가는 물레 판 위 흙덩이하늘 어지럽다.옹기 빗는 칼날 끝에 튕기어 나온 모난 작은 돌 길가로 버려진다.밟히고 쓸리어길 섶에 밀려진 채세월 흐르는 날 하늘은 언제나슬프도록 곱게 푸르다. 20040222세월이 흘러 간 길목에 서서 돌이켜 볼 수 있는 스스로가 얼마나 존재의 의미에서 멀어진 것인가 새삼스럽게 생각 해 봅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빛나는 자기(磁器)의 영화를 누릴 헛된 꿈으로 살아 가노라 했지만 돌이켜보면 걸리 적거리는 한 조각의 모난 돌일 수밖에 없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세상은 저 멀리 가버리고 내가 깨달아 볼 수..

기본 2004.02.22

보 리 밭

보 리 밭 글 : 박동수 수락산 중허리에서 희미한 안개가 피어 오르는 것이 어느 듯 깊은 겨울은 어디론가 제가 있을 곳을 찾아갈 채비를 끝내고 틈새로 봄기운이 다가온 징조 인듯하다. 희미한 안개위로 비치는 태양의 색갈이 연 초록의 봄 색깔로 물들어 가고 겨우내 몸살 앓든 보리엔 연두 햇살이 파릇한 웃음을 웃는듯하다. 한낮에 떠돌고 싶은 아지랑이는 한가한 햇빛에 아양을 떠는 하루다. 언젠가 스물 스물 자란 보리는 대궁을 만들고 곧 봄의 전령으로 우리 곁에 오랜 추억들을 싣고 하나하나 싹의 결실을 보여 줄 것이다. 보리밭. 외국이든 한국이든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주는 것은 같은 것 같다. "반 고호"는 말년에 태양 밑에 물결치는 보리밭을 그린 명작을 남겼고 그 또한 넓은 보리밭 한가운데서 한발의 권총으로..

기본 2004.02.17

시 인

시 인 (詩 人) 글 : 박동수 샘이 솟는 우물이라도 물은 고이지 않네 솟아낸 물은 넘쳐 물길을 내고 물길 따라 소리 없는 물줄기 되어 강으로 바다로 흐르네 혼으로 이어지는 줄기 소낙비처럼 하늘을 잇고 태양빛 끌어내려 꽃 빛 향기 누리에 날릴 수 있으랴. 소나무 옹이에 눈물이 흐른다. 소리치는 솔가지의 울음은 그저 바람 소리일 뿐 가슴으로 우는 옹이는 진을 짜낸다. 대지를 향해 치는 몸부림은 땅을 가르고 가슴 찢고 짜낸 끈끈한 붉은 송진 줄기 되어 대지를 덮을 수 있으랴. * * * * 시랍시고 쓴다는게 주제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 해 한결 같이 부끄러워움을 가릴 아무런 재주 없어도 그래도 늘 가슴에서 흐르는 물같은 것이 솟을 때 그 분노같은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쓰는이 마음인가 봅니다. 글을 쓰는 그..

기본 200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