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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인

靑鶴(청학) 2004. 2. 10. 02:06

 

시 인 (詩  人)

 

                             글 : 박동수


샘이 솟는 우물이라도
물은 고이지 않네
솟아낸 물은 넘쳐 물길을 내고
물길 따라 소리 없는 물줄기 되어
강으로 바다로 흐르네
혼으로 이어지는 줄기
소낙비처럼 하늘을 잇고
태양빛 끌어내려 꽃 빛 향기
누리에 날릴 수 있으랴.
소나무 옹이에 눈물이 흐른다.
소리치는 솔가지의 울음은
그저 바람 소리일 뿐
가슴으로 우는 옹이는 진을 짜낸다.
대지를 향해 치는 몸부림은
땅을 가르고 가슴 찢고 짜낸
끈끈한 붉은 송진 줄기 되어
대지를 덮을 수 있으랴.


 *   *    *   *
시랍시고 쓴다는게 주제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 해 한결 같이 
부끄러워움을 가릴 아무런 재주 없어도 그래도 늘 가슴에서 
흐르는 물같은 것이 솟을 때 그 분노같은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쓰는이 마음인가 봅니다.
글을 쓰는 그 마음은 언제고 속으로 울부짖음이 있고 눈물은 
못내 비추어도 가슴에서 짜내어지는 것이 송진같은 끈끈함이
쓰는이 마음 아닌가 싶습니다.그 마음이 온누리에 향기를 만
들고 대지 위에 물줄기로  덮을 수도 있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200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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