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궂은날 내 일기 글 : 박동수 내 고향 (1편) 샛바람이 세게 부는 날 파도는 어깨를 들먹이며 모래 불을 때리고 가벼워 진 모래는 나를 향해 몰아오며 어리석은 놈 시(時) 날도 모르며 살았는가? 네가 살든 옛집은 신축에 부셔나가고 좋아하든 해당화는 공해에 멸절 되었는데 그 긴 세월 무얼 하다가 이제 여길 고향이라 찾아 든 건가 그리운 사람들은 모래로 빚은 묘지에 둥지 틀고 미루나무 울타리는 어딜 가고 보이지 않은 바람벽만 세월을 싸고 있지만 골목 길섶에는 잎 넓은 토란이 웅성대는데 싸 들고 간 내 꿈 어디에도 둘 곳 없어 허둥대며 돌아보는데 정지 문 열고 허리 굽혀 나오는 늙은 어머니 세월이 이렇게 깊었을까 눈물 속의 환상 쇠꼬챙이 길게 갈아 개구리 등허리 찍든 날 밤마다 섧게 우는 개구리 새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