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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지는 마음

해어 지는 마음 글 : 박동수 무르익은 빨간 단풍잎 속엔 아직 숱한 이야기들과 헤어지기 아쉬운 계절이 남아 있다 푸른 시절의 꿈들이 붉게 물들기까지 긴긴 설렘은 아직 이별을 모른 체 할뿐 힘없이 떨어져야 하는 붉은 가을의 느낌 쓸쓸함이 무언지 알고 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손을 놓는 이별의 인사로 떨어지는 잎 속에는 사랑이라든가 애련 같은 이야기가 진하게 묻어 아쉬움으로 붉어지는 가을 잎 차 한 잔에 삶의 전설을 만들어 내려는 우리의 인생 헤어지는 마음의 단풍잎처럼 슬픈 속내이리라 2015(주간중앙 342호) 20151112

가을 장미

가을장미 글 : 박동수 어디로 무작정 떠나고 싶은 허전한 마음 하늘이 높은 싸늘한 가을날 누구의 영혼을 향해 붉은 입술의 미소를 머금고 있는가 그토록 싱그러운 여름 벌 나비들의 환희도 버리고 쓸쓸히 꽃잎 지는 가을 영근 씨앗 하나 품고서 봄을 향해 낙엽이 되려 하는가 태어나 또 다시 태어나 가을 날 슬픈 영혼이 되어 봄날을 위해 싱그러운 영혼으로 태어나야 하는 가을에 피는 가을 장미 20080907

기본 2023.10.27

세상 이치(理致)

세상 이치(理致) 글 : 박동수 푸르던 공원에 찬바람이 분다 까칠한 두려움을 동반(同伴)한 아픔을 놓고 돌아서는 그날 석양의 따사로움도 싸늘한 겨울에 머문다 항상 푸르리라 생각한 공원의 풍요 하나둘씩 낙엽 되어 떨어지는 차가운 가난이 아무도 풍성한 여름날처럼 이웃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과 네가 아는 것이 다르다는 이치 내 아픔과 너의 아픔을 모르는 푸른 날 공원의 숲처럼 언제나 저만은 푸를 줄 알았다 바람이 싸늘하게 사랑을 식히고 지나가면 풍요했던 만큼 아파야하는 나목이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을 20061211

기본 2023.09.28

고추잠자리

고추 잠자리 글 : 박동수 가을빛에 빨갛게 물든 나는 고추잠자리 가을하늘 푸르게 높아지니 하늘 쳐다보며 보며 나는 그리움만 남기네 빨간 고스모스 위에 앉은 나는 고추잠자리 코스모스의 간절한 기다림이 온 하늘 메울 때 나는 외로움만 남기네 맴돌며 날다가 힘겨워 속빈 마른나무 가지에 앉아 색색 잎이 낙엽 되어 온 하늘 휘 날리면 나는 서글픔만 남기네 아 ! 나는 가을빛에 물든 고추잠자리 20230919

기본 202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