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송구 영신

靑鶴(청학) 2024. 12. 27. 11:40

송구영신 글 : 박동수 어쩐지 허전하다 하긴 다 내려놓는 것이 쉬운 일인가 못내 버릴 것을 낙엽일지라도 떨쳐내는 것은 끈끈한 미련에 아쉽다 칼날을 입에 물고 악을 쓰는 금뱃지 단 악령이 이쪽저쪽 할퀸 자욱이 선혈처럼 길게 뻗어내린 나목가지 사이로 흐릿한 초생달이 기웃거리면 초록 속에 악독한 무리들에 시달리기 보다는 홀가분하게 벗어난 듯 피식 웃음에 하늘거리며 모두 떠났다 이제 남은 달력이 넘어가며 풍지바람에 천식이던 어머니의 가래 끓는소리 듣는 듯 귀가 서럽다 다 내어주고 마지막 선을 긋는 년 말 녹색 산등에는 서멀 거리던 열 발 달린 벌래 들도 떠나간 건지 선 저쪽에는 그래도 새로워 보이는 것이 다 내려놓는 확실한 믿음으로 신의 은총 속으로 들어가는 건널목에 설 것 같네

'믿음, 소망,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의 기도  (4) 2024.12.24
나의 가을  (3) 2024.10.16
기다리는 마음  (10) 2024.07.10
5월의 꽃  (24) 2024.05.07
기다림의 길목  (5) 202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