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인생 3

靑鶴(청학) 2005. 6. 20. 17:19

 

인생(人生) 3

 

                                     글 : 박동수


세월을 멀리 따라갈수록
몸과 마음의 갈등이 자주 느껴진다


마음이 즐거워 머물고 싶어 지는 날
몸은 나 몰라라 멀리 가면서
어디엔가 상처를 만들고
움직이기 힘드는 노쇠의 밤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는 일이 어둠으로 
캄캄한 동굴 같은 곳에
머물러 있을 때
길이 멀고 어디로 갈지 막막해도
마음의 아픈 상처를 싣고
걸어나오는 용기도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즐거운 곳에 머물러 있고 싶지만
쉬임없이 걸어야 하는 몸은
세월의 뒷자락을 붙들고
머물 수 없는 낯선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 봅니다


차가운 날 뜨거운 날
늘 새로운 삶의 길에서
눈이 내리기도 무더워 지기도 해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으로 엉켜
몸은 늙어야 하지만
마음은 아직 시작일 듯
푸른 길 위에 서 있는 날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200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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