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글 : 박동수
개울이 흐르고 개울 따라 긴 숲
발자국 소리도 멈춰버린
적막의 늪
가끔은 하얀 얼룩의 백양목과
다람쥐 청설모에게
던져줄 솔방울이 달린 잣나무가
띄엄띄엄 선 숲길
긴 세월
삶의 찌든 땟국 같은 마음의 오진(汚塵)
흐르는 개울에 씻어내면
뿜어내는 아침안개가
하늘 솟은 잣나무를 오르고
바람에 흔들린 녹색의 파도가
영혼을 흔드는 춤사위
숲을 휘감으며 들리는 개울물 소리
변주된 천상(天上)의 소리
개울의 물방울을 안개에 실어
잎 새에 뿌리고 돌아가면
나무 틈새로 비집고 드는 햇살에
숲은 영롱한 오색보석을 뿌린다
욕망을 위해 부산했든
마음의 병은 숲에서 녹아내리고
파란 음률따라 흐르면
내 마음속엔
녹색의 피가 뛰논다.
2017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