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바 위

靑鶴(청학) 2005. 3. 31. 23:31
인왕산 얼굴바위
          4월의 바위 글 : 박동수
          나는 알고 있다, 내 속에 붉은 선혈이 굳어지던 4월의 날들을 매캐한 최루탄 냄새에 역류하며 동맥 속에 핏물이 튀는 함성 4월의 군화 발자국소리에 신음하든 군중의 음성 내 가슴에 죽음의 종양이 굳어가는 날들을
          나는 알고 있다, 마음이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잔잔하지 못하는 4월이 해일로 다가오고 배일에 쌓인 암울한 탓 싸움이 도심에서 일어나 끝나지 않은 오류의 폐단으로 광화문 네거리 싸늘한 아스팔트 밑에 묻힌 그 날의 영들의 탄식이 들려오고 있음을
          나는 4월의 바위, 도심을 내려다 보며 모진 산 비탈에 뿌리 박힌 채 기다리고 있다 재스민 향의 평화롭고 박하 향같이 쏴 한 바람이 도심에서 불어와 내 속에 스며들면 굳어진 슬픈 종양들이 흐물흐물해질 수 있기를 4월이 오면 부르짖든 영들의 소리를 나는 알고 있다
          20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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