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글 : 박동수
눈빛을 빛내는 정글의 표범
물리면 죽고 물면 피를 마신다
물어뜯고 뜯기는
군중의 아우성
누구의 핏물을 뿜어내야 할까
판가름이 나지 않는 오늘
동물의 세계다
백의민족의 얼과 의(義)는
앉을 자리를 잃고
배회하는 우리의 정글은
노을빛으로 붉게 물들어간다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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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화면에 동물의 왕국을 보고 있다.
수다스러운 원숭이는 나무 위를 뛰어 다니면서 끽끽거리며 납작 엎드린
맹수는 한 마리 어린 양의 행동을 주시하며 덮쳐 물어죽일 동작을 취하고
있다. 물리면 죽어 강자의 먹이가 되고 살려는 욕망에 가능 없는 저항을
해봐도 죽어나는 것은 약자다. 약육강식의 법칙이다.
2024년 사회는 참으로 요란스럽게 분쟁의 소용돌이를 치던 해다. 서민 사
회는 아파트관리 문제를 놓고 물어뜯는 풍조가 이웃을 잊어버리고, 정치
판에는 도무지 양보가 없는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조용히
보고 있으면 '동물의 왕국'이란 프로그램를 보는 것 같은 공간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정치이든 이웃이든 간에 조금도 배려의식이 배재된 혼돈의 시간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백의민족의 道義는 찾을 수 없고 풍요를 느끼는
가을 계절에도 싸늘한 눈빛만 의식이 되는 이웃에 가슴만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