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바람에 날리는 진눈개비 소멸이 듯 하얗게 지워가고 가슴 아픈 가난한 이웃들 아직 따스한 가슴을 느끼기 전에 찬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한 해를 가름하는 계절 주름 늘고 마음은 낡아지는데 돌아서 보면 건너뜀도 없이 또박또박 딛고 온 발자국의 무게 어디엔가 늘어놓고 하나하나 뒤적여 보고 싶지만 흰 눈은 무정하게 내리기만하네 장미 빛 입술로 허욕을 쫓는 기름 낀 무리들은 들을 수 없는 가난의 허한 소리 낡은 아파트의 난간을 스쳐가지만 말없이 내리는 흰 눈은 넘어갈 달력조차 희게 소멸시켜도 카멜레온처럼 스스로 변하지 못하는 때 묻은 생의 긴 한숨만 찬 벽에 독백으로 서릴 뿐 Una Furtiva Lagrima - Giovanni Marradi 2013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