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화
글 : 박동수
아침에 아파트 건물 사이로
맑게 비추인 햇볕이
아무래도
우수경칩이 지나간 그제를 기억하는지
겨울 빛을 숨기고
초봄의 기운을 담아 온 듯
뺨으로 스치는 바람이
훈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내가 봄을 기다리는 줄 아나보다
봄이 어디로 오든지 춘 삼월이면
할미꽃부터 시작해서 매화랑
피어나는 것이 이치인데
부산하게 봄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분간키는 어렵지만 그래도 봄은
저문 세월끝에 서있는
내게도 기다려지는 계절인 것을
멀리 창문 밖으로 보이는
개천 뚝 끝이 초록빛 머금고
양지쪽 뚝방에 황소가 나른해 보이니
오실이 시간이 이를듯하여
겨울 먼지가 오시는 길에 밟힐까
마음 조려 물로 씻으며
흥얼그려 보는데
창넘어 갓핀 하얀 목련이
역겨운 듯 실눈뜨고 처다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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